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성관계 동의 앱 어떻게 생각 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18

필~~~~승!


BY 소금쟁이 2004-11-30

친구 아들이 휴가를 나왔다 해서
삼겹살 사 줄 테니 데리고 나오라고 했다.
우리 딸과도 어릴 때부터 친구이기도 해서 허물없이
지내는 터라 내 아들같이 대하는 아이다.
어떤 멋진 군인이 “필승~~~~~~” 하는데 친구가 아니었으면
재운이를 난 못 알아 볼 뻔 했다.
군대 간지 육 개월 만에 재운이는 딴 사람이 되어 있었다.
훤칠한 키에 당당하고 패기에 넘치는 재운이가 어찌나 알토랑 같던지.

초등학교 저 학년 때 까지만 해도 재운이는 그냥 보통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신체를 가진 아이였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키가 자랄수록 재운이의 몸무게는 앞서나갔고
중학생이 되어서는 좀 둔하다 싶더니 고등학생이 되자 씨름 선수 못지않은 몸이 되었다.
혼자서 팔 인분의 삼겹살을 먹어야만 양이 차는 아들을 걱정스레 바라보며
군대는 안보내도 되겠구나  위안 아닌 위안을 하며 날로 불어나는 아들의

몸집을 보고 저 살을 어떻게 떼어 낼 수 없을까 친구의 한숨은 늘어만

갔는데.......

영장이 나오자  신체검사를 받으려 간 재운이는 아니나 다를까
집에 가서 살을 빼고 기다리라는 병무청의 말을 듣고 재운이는 많은 갈등을 했다.
영장이 나왔다고 친구들에게도 한잔씩 얻어 먹었고
엄마 친구 분들에게도 죄다 용돈을 얻어 쓰고 보니 여기서 물러서면
스물한 살 사나이 체면에 다림질을 할 수도 없고
못 먹어도 고 라는 심정으로

군대 가고 싶습니다./ 라고 크게 외치고 말았다네.
군 검사관은 평수 넓은 재운이의 몸매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너 지금 박카스 CF찍냐....???/
그래도 저는 가야만 합니다./
재운이는 말도 안 되는 떼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187cm의 키에 몸무게 123kg
천하장사 씨름대회에나 나가면 딱 맞을 신체 조건이었다.
절대로 집에 갈수 없다고 떼를 쓰는 재운이를 보고 검사관은 별 해괴한 별종을
다 봤다는 눈으로 입영을 허락했다.
친구는 자기아들이 당연히 군대를 가지 않으리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군대를 가게 됐다는 말을 듣고 친구는 내심 저 살을 어떻게 짜 내나 싶었는데
절호의 기회다 싶어 마음은 두둥실 이었지만 시치미를 뚝 떼고
어머 얘 .....@@ 어쩌냐.........? 힘 들 텐데 /
엄마 눈물나려고 하네/
그랬더니 재운이는
엄마 걱~정 마세요 /
저 씩씩한 군인이 되어 올게요....하-하-하/

친구들 모임에서 재운이의 군대 간 얘기는 단골 메뉴가 되었고
덕분에 휴가 나온 재운이는 친구들 만나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기보다
지 엄마 친구들에게 대접받느라 인기 짱 이었다.
재운이의 입에서 나온 군대얘기 또한 얼마나 화재꺼리가 되었는지
훈련을 받고 자대에 배치가 되자 부대 내에서나 내무반에서 발칵 뒤집혔다.
훈련을 받으면서 재운이는 이미 10kg정도 체중이 감량 되어 있었지만 그래도 백kg가
넘는 거구는 요주의 인물일수 밖에 없었다.

소대장은 소대원들에게 5개월 안에 재운이의 체중을 20kg 감량 명령을 내렸다.
군대의 속성을 나야 잘 모르지만 들은 풍월로 군대는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다는 것쯤은 미뤄짐작 할수 있다
보이지 않게 재운이의 살 짜내는 작전이 시작 된 것이다.
매점 가는것 감시하기 배식 때 산같이 쌓인 밥 덜어내기는 기본이었고
휴식시간 줄이기 함께 줄기차게 운동하기등
뚱땡이 한 사람 때문에 덩달아 내무반원들도 고생 아닌 고생을 하게는 되었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재운이의 살 빼기 작전에 동참을 해 주었고
체중계위에서 재운이의 살이 줄어 들 때마다 내무반에서는 환호를 했다는
재운이의 군대초년병 얘기에 배를 움켜쥐고 웃었지만
삼겹살 팔 인분을 먹어치우던그 식성을 참아내며 힘겨운 군대생활을
이겨냈을 재운이의 의지와 그 부대원들의 아름다운 우정이 남자들만의
세계에서도 꽃필 수 있음이 감동적이었다.

친구는 막상 아들이 군대에서 살을 빼게 되어 좋아는 했지만 아들의 피나는 살 빼기
얘기를 듣고 엄마로서 웃고 들을 얘기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주 멋진 청년이 된 아들을  친구는 든든한지 입을 다물 줄을 모른다.
재운이 본인 또한 군대를 간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세상을 향한
버팀목이 되어가는 한 청년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다.

연예인들과 운동선수들이 한창 혈기 왕성 할 때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모두가 같은 상황 같은 맘이 아닐까
이 땅의 현실에서 의무는 나눠 져야하고 그런 다음 떳떳하게 권리를 얻어야 한다.
재운이의 군대간 사연이야 우스개 사담꺼리에 불과 하지만 재운이의 인생에서
2년이란 시간은  유형무형의 재원이 되리라 믿는다.
이 땅의 자식을 군대를 보낸 모든 어머니들과 그 아들들이여 영원히 축복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