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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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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오늘도...


BY july 2004-11-11

남편은 오늘도 밥을 먹고는

3개월된 아들녀석 기저귀 한번 봐주고는 컴퓨터 앞에 앉는다

오늘도 그 일을 하려나 보다

어제도 그랬고

그제도 그랬고

분명 내일도 그럴것이다

 

"와~ 오늘 왜이리 안되지

아무래도 오늘 밤새야 되겠다 자기야"

 

갑자기 머리가 아파온다

 

그랬다

남편은 인터넷 한 사이트에서 고스톱 게임을

매일 그렇게 열심히 즐기고 있는것이다

 

오늘도 잘 안되는 가보다

 

"어제 좀 잃었더니 순위가 떨어졌네..

근데 오늘도.. 이것 만회하려면..."

하며 담배 한가치를 물어든다

 

집안에 대화가 없어졌다

남편은 한 방에서 게임하고..

나는 다른 방에서 텔레비젼 보거나

아들하고 논다

 

한마디라도 붙여보려는 마음에

아예 지금은 내가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옯겼다

당연히 대화는 고스톱에 관련된 얘기다

" 이렇게라도 몇마디 하는게 어딘가" 위로해본다

 

가끔 집에서 있었던 일도 얘기한다

남편은 그저 "응 응 "

다시 게임에 몰두한다

나중엔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대리만족인가? 열심히 게임머니를 모은다

애착도 보인다

 

매일 눈이 시뻘건채로 출근한다

 

한번씩 나는 고함도 질러본다

"고스톱 할 체력이 남아있으면 집안 청소나 하라고~"

 

남편은 "씩~" 웃음으로 대신한다

 

오늘은 회사일이 조금 늦게 마칠것같다고 전화가 왔다

오늘 퇴근후에도 기어이 고스톱 몇판 치고 잠자리에 들것이다

 

경기가 어려워 먹고살기도 점점 힘들어진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상대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래.. 고스톱 치면서

스트레스 다 날려버려라...

스트레스 다 날려버릴수만 있다면....

 

하고 참아본다

참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