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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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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BY 산난초 2004-11-10

어린시절
무서리가 하얗게 내리고 옷깃사이로 스미는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 칠때면, 칼퀴를 울러매고 떡갈나무잎이며 낙엽송을 긁어모으느라  눈이덮일 때 까지 하루에도 서너짐씩 태산같은 짐을 져내리시던 어른들을 생각나게한다.

그 때는 집집마다 겨우내 땔감으로 불 쏘시개 역할을하는 나뭇잎을 헛간이며 부엌 한켠에 쌓아 놓으시고 한 삼태기 아궁이에 넣고 장작을 켜켜로 쌓아서 불을 때곤 하였다.

낙엽은 삶에 필수품목이였고  눈이오고 얼기전에까지 해다놓고 봄이 올때까지  사용하는 긴요한 겨울채비였다.


그래서인지 요즘도 낙엽을보면 고향의 향수가 듬뿍 묻어나는 푸근함이 정겹게 느껴지고 산 골짜기마다 널브러진것들을보며 세상 풍요로워짐을 느끼고 편해짐을 느낀다.

마른풀닢 가지들과 한테모아서 나뭇지개에 태산처럼 쌓아서 지개다리로 억지로 일어 설 수 있을만큼
힘겨운 작업이였다.

그것도 내 소유의 산이있으면 그곳에서 해 올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먼 곳에가서 국유지나 부자들의 산에가서 얻어해오는 처지였다.


단순하던 낙엽이 채곡히 쌓이면서 ,나도 어느틈엔가, "시몬의 낙엽"을 가슴으로 읇으며, 그 소리에 인생의 의미를 부여하게되고 낙엽소리에 허무를 느낀다.

 

낙엽은
삶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들려주는 시인도되고 ,
덧없는 인생의 버림을 일깨워도 준다.

 

한 때의 푸르른 젊음의 소중함도 알게해 주고
시절의 흐름도 찐 하게 얘기해준다.

 

낙엽구르는 소리는, 서글픈  메세지처럼
변하는 순리를 순종으로 받아들이며
참다운 삶의 진리를 들려주는것같다.

 

시들어 간다는것은
생의 끝자락을 겸손으로 마무리하며
흙으로 순환하는 길임을

 

흙의 빛깔로 거듭난
낙엽의 거룩한 모습에서
생의 경건함을 합장으로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