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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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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통장 그리고 이자


BY 오월 2004-11-04

반복되는 일상이면서도 늘 아침은 나를 설레게한다.

칡덩쿨이 울타리를 이루고 창호지바른 대나무 창살 쪽문을열고

보랗빛 칡꽃이 안방으로 우루루 쏟아져 들어올것 처럼 문밖이바로 찔레향풍겨대는

산골이였다.

산골 암벽에 흐르는 약수를 호스를 연결해서 집마당으로 끌어들인 물은

큰샘을 넘고 작은샘을 넘어 그렇게 사시사철 흘러 넘쳤다.

 

그 샘속에는 밧줄에 매달린 열무김치가 담겨있기도했고 때로는 푸른수박 한덩이가

이슬방울 매달고 통통거리기도했다.

겨울엔 뭉게뭉게 김이올라오고 여름엔 가까이만가도 찬기운이 느껴지곤했다.

 

그런 산골에서 자란탓일까

봄부터 펼쳐지는 계절의 향연에 언제나 나의 출근길은 시내를 벗어나 외곽도로를

타고 애인을 만날때의 설레임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곤한다.

예술가의 고뇌를 어설프게 이해하며 구절초 한포기의 색과 아름다움을 어떤 예술작품

인들 견줄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계속되는 유가상승 회복될줄 모르는 경기침체

그 속에서도 내가 아직 샛노란 은행잎의 속살거림을 들을수있고뾰족한 씨앗품고

표독떠는 코스모스 사이 거짓말처럼 한구간 화려하게 남겨진 화사한 코스모스의

마지막 가을인사에 화답하기위해 잠시 차를 멈춰서서 여유 부릴수 있는건

이십년쯤 전부터 소중하게 부어온 내 적금통장 때문이다.

난 처음엔 이 적금통장을 그렇게 소중한줄모르고 살아왔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나에게 어려움이 닥칠때마다 내가 기댈수있는 가장큰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가볍던 적금통장이 세월에 무게를 얹어 배가 많이 불룩해졌다.

이십여년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소중하게 지켜온 적금통장을 난 두번쯤 잃어

버릴뻔했었다.

그래서 더욱더 소중하다.

 

더러는 깨고싶은 휴혹도 있었지만 ....

힘들때 나에게 꿈과 희망과 미래와 사랑을 함께 주기에...

난 이 절박함 속에서도 아직 아니 영원히 여유부릴수 있다.

세월이 많이흘러 원금보다 이자가 더 많아진지금

내통장이 나에게준 이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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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하나 딸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