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문을 나서서 굳게 닫힌 대문 몇개를 지나면 약국이 보이고 약국여자는 손님들과
얘기를 하고있다 환자들일게다 병원 갔다가 처방전 들고 약국으로 가는게 순서니까,
가벼운 감기 환자일수도 있겠고 이비인후과 환자 일수도 있겠지 혼자 생각해본다
방앗간 아저씨와 아줌마
예전처럼 명절에 떡을 많이 하는게 아니라 지금은 일년열두달 내내 떡을 한다
떡볶이떡을 해서 중간상인에게 도매를 한단다
이발소, 슈퍼, 배달부가 니끼이한 중국집 가끔 지나칠때마다 문이 잠겨있는 장판집, 주인
아저씨가 무뚝뚝한 정육점 아저씨가 상냥한 정육점이 몇집을 사이에두고 장사를 하고, 철
물점, 건강원 쌀집,미장원 미장원은 길지도 않은 골목에 다섯개나 있는데 장사나 잘되는지
난방기름을 파는 기름집 빵집 호프집 식당 식당은 세어보진 않았지만 대충 열개가 훨씬 넘
는것 같고 몇군데 새로지은 4층짜리 두채와 3층짜리 연립주택 1층주차장은 한달도 제기능
을 못하고 삿시가 세워지고 유리문이 달리고 가게세놈 이란 딱지가 바람에 너풀거리면서
소방도로 좁은 골목엔 차들이 주차를 못해 빙빙 돌기도 하고 주차문제로 시비가 일기도 하는
이거리를 지나 사거리로 간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그쪽으로 그쪽에서 이쪽으로 사거리를 돌면서 지나치는 행이의
뒷모습 옆모습 앞모습도 본다 바빠서 뛰는 사람 전화를 거는사람 전화를 받는사람 천천히
걷는사람 시장엘 가느라 시장바구니를 끌고 가는사람 도 있고 예쁘게 차려입고 가는사람 무
스를 발라 한껏 멋을 낸 총각 머리감고 물기를 말리지 않고 나온 아가씨(젊고예쁘몀 아가씨
로 부른다) 피자배달 오토바이 중국집배달 오토바이가 인도를 달리고 둘이 함께 가면서 웃
는 사람도 있고 무언가 화가 나서 다투는 사람도 있고 도로에는 웃는얼굴로 운전하는 차도
있고 잔뜩 찌푸린 얼굴로 운전하는 차도 있고 마구잡이로 끼어들기 하는 차도있고 노인들 건
널때까지 기다려주는 차도 있다 차가 사람을 기다려줄리야 없지만
"저 차는 빵빵 거리지도 않고 노인을 기다려주네 "
"그러게"
사거리를 배회하며 나도 그들의 일원이 되어있다가 재래시장으로 들어간다
매일 같은 물건을 파는 채소가게 생선가게 어묵가게 여기저기 늘어선 좌판 정육점 정육점은 왜이리많은지 너댓집 건너 한집이니 고기 장사가 남긴 많이 남나부다
그리고 전부치는가게 전부치는 가게는 장사가 되려나 걱정하는이들이 꽤 있었던걸로 아는데
어느새 세개로 늘었다 반찬가게 문을 열때는 요즘 젊은새댁들 애키우면서 반찬도 사다먹는
다고 하시던 분들도 외출후 늦은 귀가에 이용해보니 좋다고 하신단다
작은 바구니에 상추, 고추, 파, 버섯, 호박, 깐마늘, 등을 담아 파는 할머니 들의 좌판은 바람
에 마르지 말라고 스프레이를 가끔씩 뿌린다
아침에 들어온 물건과 어제 팔다남은 물건이 값을 달리해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가게주인들은 모두 자기네 물건은 좋다고 하는데 사는 손님들은 어찌된 일인지 험찾아내
는데 일등이다 커다란 마트가 여기저기 생긴지 오래고 요즘엔 경기조차 없어서 재래시장이
예전같으려면 어림도 없는 얘기지만 시장엔 상인들의 목소리에 힘이있고 흥정을 하는 손님
이 있고 쌓여있는 물건이 있고 무엇보다 재래시장 자체엔 억센 힘이있다 시끌시끌한 저녁 시장은 시계를 한바퀴 돌리고 나도 한바퀴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