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다녀오겠습니다..쪽~"
생글생글 아니..뺀질뺀질한 미소가 엘리베이터속으로 사라졌다..
아우~~ 이제야 다 나갔네..
악악거리던 입부터 깨끗이 씻어낼 요량으로 양치질을 벅벅다시해본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잔뜩 치켜올려진 눈꼬리..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있고..
머리에는 뿔이 돋아있고..
입엔...치약 거품을 물고있는 꼴이란..
낄낄낄낄...
"엄마는 괴물이지요?"
"아냐..엄마는 공주야...이젠 참..여왕이야.."
울 아들레미 오늘 아침엔 밥먹다말고
"엄마...시각하고..시간하고...없었으면 좋겠어요.." 한다.
"그럼..낮도..밤도..없어지는데?"
"낮하구 밤은 그냥있고 시간만 없어지면 좋을텐데.."
"왜 그렇게 생각하니?"
"그럼...밥 먹다가 유아스포츠단갈 시간에 안늦잖아요.."
"......."
또다시 입을 열려는 울아들..기선을 제압하고 지엄한 목소리로
"상윤아..밥부터 먹어라...차시간 늦을라.."
그랬다..아침이면 내 입에선 OO시간..OO시간..시간타령뿐이다..
시간과 시각..시계..가 아직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아들의 입장에서는 듣기가 싫었던것이다..
일일히 대꾸를 해주다가 또 시계를 쳐다본 나는...
더이상 우아할 수가 없었다..
"다섯셀 동안 다 먹고..이닦고..옷 갈아입어.."
처음엔 옥타브 아래 "라" 쯤되는 소리로 말한다..
"아직도 다 못 먹었니? 누난 벌써 나갔다.."
좀더 높아진 목소리..하지만 울아들 끄떡도 하지않는다..
"마지막 경고아...다음번엔 공격한다.."
약간 경계를 하는듯 하다가 이내 딴청이다..
공격을 받고서야 눈시울을 붉히면서 밥그릇을 비운다..
"엄마..다 먹었어요.."볼멘 소리..
"삼켜..그리고 이닦고..입닦고..옷갈아입으라구.."
"입은 아까 세수할때 닦았어요.."
난 어느새 발성연습을 하게된다..아주 우렁차게..
누가 그랬던가??
아들 기르다가 목 다 망가졌다고...
나도 내 목소리가 그렇게 큰 줄 몰랐다..
그리고 점점 더 커지고있다..이것이 발전인가??
양치질을 마치고 나오면서 중얼거린다..
"나도 가끔은 우아한 싸모님이 되구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