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지루하고 따분하고 나른한 오후 정말 몸이 베베꼬이듯이 따분하고 지겹다.
불과 한달전만 해도 직장을 알아보고 드디어 첫 출근...
처녀때에 난 아니였지만 그래도 아직은 미스로 봐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나름데로 멋을 부리고 5년 동안 내내 집에만 갖혀있던 나를 버리고 새로운 세상으로 첫발을 내딪었다.
상쾌하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내가 일할수 있고 날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날 너무 행복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기분도 잠시뿐 5년동안 아이키우느라 정신없이 보내고 이제야 내일을 해볼려고 하는 순간에 둘째가 생긴것이다.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러웠다.
그동안 피임도 하지않았는데 지금 까지 없던 아이가 하필이면 지금....
어찌 해야 할지 몰랐다.
입덧이 너무 심한 나는 직장은 생각할수도 없었고 늦은 나이에 몸 조심 해야 한다며 당장 직장은 그만두라는 남편 성화에 난 몇년간 벼르고 벼그던 그 직장을 단 이틀만에 그만 두어야 했다.
어처구니 없고 기쁘면서도 어찌 설명할수없는 그런 기분들이 잠시 날 우울 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둘째를 기다리지 않은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5년 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 부부는 그냥 현실에 안주하면서 물흐르듯 그렇게 지내왔는지도 모른다.
생기면 낳고 아니면 말고 그런식으로 지내왔는지도...
그런데 임신소식을 들은 신랑은 생각외로 너무 좋아하는 것이다. 마치 오래동안 기다려 왔다는 듯이...내게 내색을 하지 않았을뿐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임신 3개월에 접어들었다.
정말 하루가 너무 힘이들게 보내고 있다.
입덧이 너무 심한 나는 냉장고도 열지못한다.
속이 너무 쓰리고 아린다.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는 시간이 멀다하고 냉장고를 여는 통에 하루에도 몇번씩 화장실로 달려간다.
그속을 알리없는 아이는 엄마가 어디 아프기라도 한건지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본다.
하루 빨리 입덧이 끝나야 할텐데 걱정이다.
내덕에 제대로 챙겨먹지도 못하는 신랑과 아이가 안쓰럽고 미얀할뿐...
이렇게 앉아 있는데도 속이 너무 안좋다.
하루 에도 몇번씩 자는 그순간에도 이렇게 뒤집히는 이속을 어찌 해야할지..
퇴근 시간에 맞춰 찌게라도 보글보글 끓여놓으면 밥한그릇 뚝딱 맛있게 먹던 신랑도 요즘엔 입맛이 없는 모양이다. 그도 그럴것이 냄새를 못맡으니 아무 음식도 하지 못한다.
하루 빨리 입덧이 가라앉아야 할텐데...
우리 아들도 영양실조 걸릴것 같고...
요즘엔 힘이들기도 하지만 나에 또다른 아이아 생긴다는 행복감이 더 크다.
내년이면 셋이안닌 넷이 된다는것이 그리고 큰아이 옆에 큰아이가 그토록 바라던 동생이 있게 된다는 것이 생각만해도 흐뭇하고 너무 기쁘다.
그날을 기약하며...
뒤집어지는 이속을 달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