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가 서울 가리봉에서 살림을 차리고 산지 10여년
그동안 아픔을 다겪으며 참아가며 울며 지내온 세월
베체트.........베체트........베체트 ..........
빌어먹을 병 지 맘대로 성을내고 지맘대로 사그러지는 세상에 그렇게 큰 빽???이 어디 있는지 옥이를 맘대로 주무르며 마구잡이로 병을 키우는 베체트
뼈가 녹아 내릴것 같은 아픔에 밤잠을 신랑이 더 못자고 울기는 옥이가 울지만 아들을 안고 이리저리 우왕좌왕하던 신랑
침을 질질 흘리고 피 고름에 냄새가 방안가득 돌고 아들 울음과 옥이 울음에 신랑은 그저 암말 못하고 둘다 안고 한참을 고개숙이던 신랑
멀리 창문에 햇살이 비췰때면 그제야 옥이도 잠이들고 신랑은 말없이 이침같은 새벽에 일어나 밥하고 빨래하고 옥이 침 걸래 접어 놓고 아들 우유와 기저귀 곱게 접어 머리맡에 놓고 출근하던 신랑
문닫는 소리에 옥이는 눈을 뜨고 뜨거운 눈물을 흘립니다
양쪽 가로 흘러내리는 눈물의 뜨거움보다 몰래 나가서 찬 바람에 문을 잠그고 메마른 발자국 소리를 내며 계단을 내려가는 신랑 모습에 옥이는 목이 멤니다
금쪽같이 생각하는 옥이 그리고 그 아들..........
그가 얼마나 사랑하고 애끼는 가족인가
"난 당신과 아들이 있어서 살고있어 그리고 내 생명은 모두다 둘것이야 그러니 아파도 살아야 해 좋은 세월보고 죽어야지 내가 그렇게 만들어 줄께 약도 나오겠지 그럼 내가 젤 먼저 가서 사서 줄거야 그러니 그때까지 살아가야해 날 살린다 생각하고 당신이 살아야 해 "
하며 울던 옥이 신랑
가족 사랑 형제 사랑 친구간에 우정 그 무엇도 알지못하고 술로 살다가 옥이를 만나 꿈같은 가족의 구성원에 세상에 무엇보다 더 행복하다고 하던 신랑
밥 양도 줄이고 담배도 끊고 술도 끊어버리고 어떻게라도 살아보자던 신랑
여린맘에 옥이 아픈걸 같이 아파하지 못해 못내 안쓰러워 서럽게 같이 울던 신랑
옥이는 아플땐 그 생각을 못하다가 진통이 가시면 그 신랑이 안쓰러워 다시 우럭우럭 합니다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혼자 옥이를 놔두고 가기가 안되어서 갔다가 다시오고 되돌아 와선 옥이 손을 잡고 울던 신랑
침대옆에 화장지 네단을 끈어 착착접어 하나가득 쌓아놓고 "여기서 하나씩 들어서 가래하고 침하고 피를 뱉어내 이거면 오늘저녁은 충분할거야 낼건 내가 아침에 출근길에 와서 해놓고 갈께 그리고 오줌 마려우면 지금 눠 내가 가면 혼자 일어나지 못하잔아 기운이 없어서 응?마려워? "
말도 못하는 옥이를 보고 눈짓에 알아듣던 신랑
따뜻하게 다시 한번 옥이를 안아보고 '이젠 진짜 간다 잘자 진통제 좀전에 맞아으니까 내가 가고나면 금방 졸음이 올거야 알았지 ?"
고개를 끄덕이는 옥이를 웃으며 침대에 내려놓고 손을 흔들며 문을 열고 사라지는 신랑
혹시나 다시 오지 않을까 옥이는 문을 응시하고 한동안 움직임이 없다
창가에 달은 휘영청 밝은데 병원에나 집에서나 똑같은 달에 옥이는 혼자만 움직임이 달리 하는건 서러워 한다
아들은 잘 지내는지 ..........춘천에 할머니 따라 내려간 아들 젖도 못 먹고 우유로 크면서 그나마 엄마가 아파서 항상 이모와 할머니 한테 기대 살아가는 아들 어린것이 그래도 엄마 안찾고 마당에서 혼자 땀을 흘리며 모래 갖고 노는걸 보면 그래도 저게 엄마 복이 있으면 지 에미가 죽지는 않을것이라고 맘 속에 되뇌이며 옥이 친정엄마도 옥이 아들이 불쌍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울게 한다는 아들
링겔 병을 들지못해 병원계단에 있는 공중전화도 하루에 한번밖에는 쓸스없는 옥이는 그래도 죽을힘을다해 춘천에 있는 아들이 보고싶어 이마에 땀을 흘리며 전화를 해 본다
전화속에서 흘러나오는 아들
"엄마 엄마야 어마 어디야 엄마 맘마 먹엇어 응 엄마 엄마 말해 응"
'에미냐 호진이 잘있다 걱정마라 우유도 잘먹고 에미도 안찾고 잘 논다 오늘은 이모가 과자를 사갖고 와서 먹이더라 니 몸걱정이나 해라 듣고는 있지? 내가 니 말못하는거 안다 아파도 참고 이 어린거 생각해서 약도 잘 먹고 병원서 하라는데로 하거라 세상이 좋은데 어디 고치는 약이 없겟냐 운때가 안맞아서 그런게다 ㅇ 서방 생각해서 살아야 한다 니가 살아야 ㅇ 서방이 산다 니 죽으면 내 자식 죽은거야 내가 에미니 서럽다만 ㅇ 서방은 미처 날뛰다 따라갈것이다 안봐도 훤하다 그러니 니가 살아야 한다 지금처럼 아파도 살아라 니가 살아야 세 목숨이 산다 알겟냐 / 옥아 옥아 니가 아들 생각하는것처럼 나도 널 생각한다 나를 생각 해 다오 내 자식이 죽어가는데 난 오죽하것냐 옥이야 내 죽고 나거든 죽어라 어찌하던간에 살아라 내 죽기전에 죽지마라 옥아 못먹이고 못 입히고 못가르친 내 가슴에 더이상 못을 치게 하지마라 옥아 듣고 잇쟈 옥아 그래 살아라 살아야 한다
피고름이 입에서 나와 온 방안을 냄새에 휩싸이게 해도 내 이약먹고 낳아야지 하고 생각하고 약도 먹고 이 주사 맞으면 좀 낳지겟지 그렇게 생각하고 맞아라 그래야 낳는다 약도 좋고 주사도 좋지만 맘을 단단히 먹고 좋게 써야 빨리 낳는다 알겟니?옥아 입이 아파 말 못하는거 안다 힘들제 이만끈자
낼 또해라 아들 걱정말고 지금 잘 잔다 끈는다 잘지내라 알았지?
옥이는 울으며 수화기를 놓는다 말한마디 못하고 힘없이 계단에 앉아 눈물만 흘린다
계단을 힘있게 내려가는 간호사의 던지는 웃음에 울다 옥이도 웃어준다
"힘 내세요 아셧죠 금방 올라올테니 기다리세요 기운없는데 혼자 가려구 하지말고 알았죠?"
'녜 '
옥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흠뻑젖은 눈에 웃음이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