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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無


BY 품앗이 2004-10-12

내 나이 마흔 다섯

나에게 신혼이란 달콤한 시절이 있었던가!

아무리 기억을 뒤져봐도 없다.

 

혼전에 추월을 한 탓에 시댁에 들어가 살다가 결혼식이란걸 했는데

그 당시 우리 큰 아이가 14개월이였다.

 

아무리 그렇다고 결혼식 다음날 하루라도 짭은 여행이라도 갔다오라는 한마디

말씀도 없으신 울 시어머니 지금처럼 세탁기가 흔하지 않은 탓에

 

빨래가 잔치 뒷끝이라 장난이 아니다.

수돗가에 앉아서 빨래를 하다보니 부화가 있는데로 치민다.

 

그런데 남편이 미안했던지 장독대 올라가는 계단에 앉아서 장난을 하는게 화근이

돼어 큰 싸움이 나고 말았다.

 

홧김에 집을 나간 남편이 두어시간 후에 열차 역이라면서 전화를 해 왔다.

못이긴는 척 하고 열에 도착 했더니 대전행 기차표 두장을 내민다.

 

기차를 타고 내내 말없이 서로 차창 밖만 쳐다 보다

대전역에 도착하여 배고프다 했더니 어느 통닭집에 들어가 통닭 한마리와

 

맥주 한병 그래도 술기운 빌어 서로 사과하고 바로

열차 집어 타고 온게 우리의 신혼 여행이였다.

 

그리고 10명의 식구들 살림 살이 하느라 나의 신혼은 무참히

무시 당하고 살았다.

 

셋이나 돼는 시누이들의 아침 전쟁 스타킹 하나만 가지구도

 쌈박질이 나곤 하던 나의 신혼이 그래도 가끔 그리울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