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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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땃뜻한 엄마 무덤가....


BY 들풀향기 2004-09-30

명절을 지내며 예전과 늘 변함없이 행해지는 행사에 참여했다.

명절전날 시댁가서 차례음식만들고 , 잠자고, 새벽에 일어나 차롔상 차리고,밥먹고

두루두루 아이들 용돈받아 챙기고 .....

요놈들이 머리 컷다고 이젠 봉투도 안맡기는군 엄마가 다 쓴다고...

그놈들의 봉투가 왜그리 탐나던지?

시어머니의 어머니, 그리고 시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와 시아버님이 계신 공동묘지에 갔다

차례음식을 바리바리 싸들고 묘지를 찾은 성묘객들 산을 뒤덮고 있었고 누가 기다리는것도 아닌데 부지런히 차리고 절하고 치우고 , 다시 산소를 옮겨 차리고 절하고 치우고

마지막 시아버지산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돌아가신지 얼마안되서일까 아님 시어머니가 살아계서서 일까 아까 산소앞에 차려진 음식들의 몇배가 차려졌다.

역시 마누라가 살아있어야 하나보다....

성묘객들은 슬퍼하거나 우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마치 잔치 분위기 였다.

무덤가에서 이렇게 행복하게 웃고 떠들고 음식을 먹으며 잔치분위기가 있을수 있는것이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다음날 남편과 둘이 친정 엄마산소에 갔다

엄마가 평소에 꽃을 좋아해서 국화꽃을 화분으로 여러개 사다놓고 연시감을 한 바구니 사다 놓았다

그리고 무덤가에 앉아 있었다 무덤을 등에대고 앉아있으니 마음이 너무 포근했다

그러면서도 눈물이 난다

시아버지의 공동묘지와 한날한시에 같이 돌아가신 큰어머니와 엄마만 있는 선산은 너무도 달랐다. 아늑하고 한가로왔다

엄마가 심심할까봐 들국화도 꺾어다 놓고 풀도 뽑아주고 연시감도 산소앞에 많이 놓아주었다. 심심할때 드시라고....

엄마의 무덤은 어떤 종교적인 힘이 있는것 같다

늘 마음을 새롭고 희망차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