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잘들 지내셨죠?
음식 장만 하시느라 힘드셨을 형님들
찾아 가시느라 힘드셨을 아우님들
조카 우는소리에 잠 설치신 분들도 계셨을테고
형님 동생 동서 모두 모여서 고스톱을 치신 분들도 계셨을테고
어머니 아버지는 흐뭇한 웃음으로 바라보셨을 추석을 잘 보내시고 무사히
귀가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명절이 돌아오면 시댁 보다 친정에 가고 싶던 새댁 시절
특별한 사정이 있어 큰 댁을 못 가는 이유가 충분할 때도 통하지 않던 남편이 야속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번 추석엔 팔이 아파서 못갔습니다
큰 댁 이라고 해도 이젠 친척 들이 도시로 많이 나가 사니까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모이질 못해서 예전 처럼 많은 음식을 하진 않습니다만 몇식구 되지도 않는 우리 집 설거지 라도 하고 나면 팔을 들어 올릴 수 조차 없이 아픈 팔을 가지고 시댁에 가서 양반 노릇을 하기엔 너무 뻔뻔한 것 같아 못 갔습니다
할일이 없습니다 저녁 먹고 밖을 나가니 팔월 열나흘 달이 달무리를 예쁘게 지었더군요 거리에도 차량이 뜸하고 골목 에도 사람들이 덜 다니고.....
뭔가 허전합니다
해야 할 일을 안 한 것 같기도 하고 다 했는데도 마음에 안드는 ___것__ 같기도 합니다
지금쯤 서울 둘째 큰집에선 내려왔을까 서울 막내 네는 장사를 하는데 내려와 질라나 애들은 큰엄마 잘 도와주고 있나 큰 시숙은 건강이 괞찮으신가...........
명절때 시댁에 안가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형님들 눈치 안 봐도 되고 이런 저런 사정으로 기 안죽어도 될 것 같았는데
막상 안가고 보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시댁일 궁금한 것도 많고 좋아하진 않았지만 형님 동서 들도 보고 싶고 ..........
시댁에서 돌아온 남편의 한마디
큰 집에 안가 니께 어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