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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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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야기) 덤으로얻어내기


BY 이종비 2004-09-30

이젠 어떤 메이컵으로도 비싼 옷가지로도 가려지지않는 자태를 인정하면서

경력주부답게 씩씩하게 눈을 뜬다.

최고의 무대

할인매장에서의 눈놀림과 손놀림 그리고 발걸음

가히 예술이라 자찬하면서

계산을 마치고 영수증을 확인하는 마무리까지 끝내면

건장한 팔뚝에 장바구니를 맡기고 돌아와

정리를 하는 순간의 쾌감

덤으로 딸려온 것들을 헤아릴때 느끼는 손맛

바로 몇번의 포기하고픔과 핑잔들을 물리칠수 있는 힘이었지.

 

 

그런데 그러나 이런 나의 힘은 이미 낭군을 고를 때부터 내재된 능력은 아니었을까?

펑크난 미팅을 구제해야한다는 친구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치못해 나갔고

앞에 마주한 사람은 커피잔도 쥘 수 없을 만큼 긴장한 모습으로

내마음의 설레임을 지근지근 씹어주었다.

아무리 예정된 만남은 아니었어도 새로움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누이같은 측은함으로

변질되어 상담자로서 그의 고민을 들어주고 얼러주고........

 

 

임무완성

 

그러나 완성된줄 알았던 하루는 팔리지않은 상품이 되어

꼬박꼬박 옆에 추가물을 달고 진열되었다.

그러나 덤이라는게 그렇지.

별 구미가 당지지않았다.

 

사진속 영화배우 쌍거플은 끌리는데

이사람 큰 눈망울은 겁쟁이일것 같고

유난히 빠ㅇ빵한 엉덩이는 평상시 갖고있는 선입견까지 괴롭혀

고개를 잘잘 흔드는데

거기다가 유머는커녕 매번 공자님 소크라테스님 같은 어투로 매번 실망시켰다.

꿈꾸던 이상형은 시이소 파트너처럼 정반대쪽에서 얼쩡거렸었다.

    시시로 상해가는 마음위에 방부제가 되어 변해가지않도록 오락가락하지않는 묵묵함에

취해가는모습을 보게 되었을때 이미 예견된 선택이었으리라.

 

그 눈으로 어리석은 솔직함을 드러내고

오리궁둥이로 자리를 지키고앉아 일에 몰두하고

군더더기없는 언어로 사랑한다 고백하는 이 남자에게 시집을 갔는데.....

 

진작 본 가치는 가려지고

덤에 정신이 팔린 댓가를 톡톡히 받으며 살아가고있다.

성성한 머리속 독해진 목소리 굵어진 팔뚝이 연상되는 중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덤의 덫에 걸린냥  주변머리에 에너지를 아끼지않고있지만,

남편의 투명한 거짓말로 스카프를 만들어 두르고 다니면서 활개치고있다

시도때도없이.

 

가끔씩 또다른 선택을 꿈꾸어보지만

미덥지않았던 남편얼굴도 가을잎 빛깔 내비추듯

오색칼라로 다양해졌고

늘 부러워했던 느티나무마냥 그늘을 내어주는 든든한 사람으로 서 있는 지금

나와 아이들은 그가 끄는 마차에 올라타고서 시간여행을 즐기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