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살. 서른을 앞두고 지금껏 남자친구 하나 없이 뭐했나..하는
자괴감으로 우울해 있던 봄..
친구를 통해 한 커뮤니티를 알게되었고 솔로탈출? 이라는..
그 이름이 맘에 들어 친구와 가입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모임에서 여행을 간다고 했다. 늘 혼자
여행을 다니던 나는 모르는 많은 사람과 여행을 한다는것에
익숙치도 않았거니와 어색한게 싫어 안가려했는데 친구가
꼭 가고싶다고..이번 한번만 같이 가달라고 애원(?)해서
참석하게 되었다.
콘도.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고..술자리고 마련이되고..
내심 " 도데체 마스터가 누굴까?" 기대를 갖고 기다리는데
드디어 마스터란 사람이 인사를 했다.
헉!..불량감자다..난 하마터면 소릴 지를뻔 했다..다른사람
들은 이미 몇번씩 여행을 했던터라 익숙한데..나와 친구는
처음인지라..마스터를 처음 봤던것이다.
근데 어쩜 그리 불량감자와 똑같이 생겼는지..( 그 때 tv
광고에 불량감자가 한창 유행이였다^^)
그렇게 만나게 된 사람..생긴거완 다르게 참 따뜻하고
리더쉽있고. 배려할 줄 아는 그 사람 성격에 나도 모르게
끌리게 되었다.
그 사람 또한 나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고..바다를 유난히
좋아하는 내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 다음 여행 때 참석하면 우연씨가 가고싶어하는 바다에 모시고
갈께요."
그 말에 솔깃해 제안을 받아들였고. 다음 커뮤니티여행에
참가하며 그 사람과 시장도 보고 음식준비도 하고^^..
그렇게 가까워졌다.
그리고 한 달후 그 사람은 약속을 지키겠다며 휴가를 냈고
우리는 단둘이 여행을 하게 되었다.- 간도크지..-
솔직히 난 둘만의 여행이라곤 생각지 않았었다..정말...!
그 사람의 친한 친구와 그 여친이 같이 가는 줄 알고있었는데
떠나는 날 만나보니 우리 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취소할 수도 없고 해서 떠난 여행.
첫 여행지는 왜목마을. 저녁 조개구이에 소주 한잔씩 하며
서로에대해 알콩달콩 재미있게 얘기를 하고..
난 절대 술에 취해선 안된다는 정신력으로 버티고..
어느새보니 그 사람 취해서 자고있다..
둘째날 여행지는 내가 그리도 원했던 땅끝마을, 비가오니
왠지 센치해지고 우린 또 술을 마셨다. 그리곤,,분위기에
취해 내가 취해버리고..
다음날 아침..그 사람 날 보며 웃는다.."왜요?'
" 어떻게 개구리자세로 잘 수가 있어요?..'
나중에 들은 얘긴데..술먹이고 어떻게 진전 좀 나가볼까
흑심 품었던 그 사람..나의 개구리자세로 코골며 자는
모습에 기막혀만 했다고..
어찌나 챙피하던지...그렇게 2박 3일의 여행이 끝나고..
어느새 우린 연인사이가 되어있었다.
그리고..결정적으로 내가 그사람과 결혼을 결심했던
계기가 있었다.
바다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그는 틈나는데로 날 데리고
바다로 여행을 했고..
그 날도 우린 다시 왜목마을로 여행을 했다.
갑자기 떠난 여행이라 식사준비 하나 안하고 온 상태였기에
식사는 그냥 사먹기도 하고 잠을 잤다.
(각방 썼어요^^) 다음날 아침..달그락거리는 소리에 깨어
나가보니 그 사람..식사준비를 하고 있었다.
나몰래 미리 준비를 해왔던 것이었다.
캔고등어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와 김과. 계란후라이까지.
"얼릉 여기와 앉아" 하며 그 사람이 밥을 먹는 나에게
하는 말이 나에겐 정말 감동이였다..
그 때 난 자취를 하고있었기 때문에 끼니를 거를 때가
많았다..그런 나를 위해
" 내 손으로 밥 한끼 해주고 싶었어.." 한다..
정말..난 감동으로 꽉찬 아침식사를 했고..
' 이사람이라면..내 인생을 맡겨도 되겠다..' 하고
결심을 했다.
그리고..그 다음해 봄..우린 결혼 했다.
결혼 식장에서 우리 신랑을 처음 본 친구들 왈..
" 야! 정말 불량감자랑 똑같이 생겼다.."
그래서 나는 말했다..
" 야..그래도 내 눈엔 젤 잘생겼어.."
지금도 난 우리 신랑에게 말한다..
" 우리 신랑 너무 잘생겨서..딴여자가 눈독들이면
안돼는데.." 그럼 울 신랑
" 너만 그렇게 생각해..지금도 가끔 사람들 날 보면
불량감자라해.."
아무리 그래도..내눈엔 우리 신랑이 젤루 잘생겨보이니
난..아무래도 콩깍지가 제대로 씌운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