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태국의 음주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90

상원계곡에서의 하루 아쉬움을 뒤로 하고..


BY 삼천배 2004-09-05

작년엔 휴가도 없이 일했던 남편...
올해는 근무 중에 허리를 다쳐 집에서 조금이라도 쉴 겸 휴가를 얻었습니다.
3년째 제대로 휴가를 못 간 우리집만의 징크스,
제작년엔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못 갔지요..
사람들 휴가 절정이 끝날 때 즈음 올해 저희 휴가는 시작되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언니였습니다.
"휴가 안 가니...?"
"으응... 못 가... 이번에도 못 가게 생겼어 (어엉~~ㅠㅠ)"
자초지종 얘기를 들은 언니는 그럼 허리 때문에 멀리 못 가도 가까운 데라도 다녀오지... 라고 했고,
그것도 좋은 생각이라 생각해 전 남편한테 함 물어보았죠.
밤에도 허리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곤 했던 남편이기에
이번에도 그냥 남편 허리 찜질이나 해주며 방콕으로 지낼 생각이었는데
우리 아이도 많이 컸고, 에어컨의 시원함이 아닌 자연의 시원한 바람 만끽 해주고 싶어,
"가까운 곳도 안 되겠지..?" 넌지시 물어보았습니다..
"아냐~~ 괜찮아.. 슬슬 가보지 머"
그렇게 우리의 짧은 휴가는 시작이 되었습니다.

언니네와 우린 다음날 충남 공주에 있는 마곡사(麻谷寺)를 줄기따라 흐르고 있는
상원골 계곡이란 곳에 갔습니다.
상원골 계곡은 처음 가보는 곳이었는데 언니의 추천대로 역시나 좋은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유명한 계곡은 아니지만 울창한 활엽수가 계곡을 덮어 파라솔 역할을 해주어 너무나 시원하고,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물 사이로 곳곳에 있는 넓~~~다란 바위는 시원함과 운치를 한껏 더해주었습니다.
도로 바로 옆에 난 계곡이라 주차도 편리하고,
차에서 내리면 바로 계곡이라 아이들 데리고 가기에도 좋고,
계곡이 3.3km로 길~~~게 쭈욱 나있어 사람들이 많아도 충분히 그 곳을 다 수용할 만한 곳이었습니다.
조용하고 가족단위로 보낼 수 있는 메리트가 있는 곳이었지요.

*마곡사, 상원골 가는 길(승용차)*

서울 - 천안 - 공주 정안면(30분) - 마곡사 주차장

마곡사 주차장에서 우회전해 자동차를 타고 약 10분 정도를 이동해 구곡리 삼거리에 다다르면
상원골 계곡을 만나게 됩니다.
유구에서 마곡사 방향으로 604번 지방도를 이용해 약 10㎞ 이동하면 상원골이 눈에 들어오지요.
차가운 계곡물, 햇빛을 가리어주는 나무, 시원한 산바람은 무더위가 상원골에 한 발짝도 못들어오게 한답니다.

오랜만에 식구들을 함께 만나니 우리 아이는 벌써부터 신나합니다.
우리가 조금 늦었는지 일찍부터 사람들은 자리를 하고 있었고,
우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 조금 놀랐습니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이렇게 근처 계곡들을 많이들 찾는다 하더군요.
여하튼 우리는 우리들 모두 있을 자리를 그렇게 어렵진 않게 잡았습니다.


아이들 때문에 물이 좀 앝은 곳으로 잡았는데 처음엔 좀 무섭던지 잘 안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팬티도 벗고 잘 놀았습니다..
(물이 너무나 시원해서 다 벗고 수영 같은 건 못했답니다.)


형아~ 여기 응!!!
물 속에서 지딴엔 뭔가를 꺼내 주는데 보아하니 돌입니다.
돌 던지기 하잔 얘긴가 봅니다.

아이들 이렇게 놀고 있을 때 거의 점심때가 되어 우리는 준비해간 도시락을 먹었습니다.
고기도 구워 먹고요.


(우와.. 지금 또 먹고 싶네요..^^)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밥을 먹으니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어른들은 거의 다 다 먹은 상태이고 밥을 깨작깨작 안 먹고 있는 동생에게
누나가 반찬 얹어주며 밥을 먹으라고 합니다. 동생 챙겨주는 모습이 너무 예쁘죠..
동생 머슴아는 제 아이고, 누나는 언니 딸입니다.
친동생도 아닌 동생을 밥 한 수저라도 더 먹으라고 저렇게 챙겨주네요.
미연이는 장애를 가진 아이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다운증후군이었는데 언니도 낳고 보니 그래서 많이 놀랬죠.
하지만 보통 아이처럼 그렇게 키웠답니다. 도중에 안 되겠어서 나오긴 했지만 보통 아이들 다니는
어린이집도 넣었고, 유치원도 다녔고, 이 다운증후군은 태어날 때 심장도 무지 약해 골골골골
숨도 제대로 못 쉬었던 미연이
지금은 건강한 편에 속하는데 언니의 헌신적인 사랑은 이루다 말할 수 없습니다.
곁에서 지켜보면서 항상 대단하다 했죠....
지금은 특수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고 지능지수는 5세 수준이지만
마음은 얼마나 착하고 어른같은지 모릅니다.

어! 그런데 아까부터 우리 남편이 안 보입니다.
무얼 하고 있는지...


일찌감치 밥 다 먹고 허리 통증도 오고 피곤했는지 평상 위에서 저렇게 자고 있습니다..

(상원골 계곡은 저렇게 평상도 있어 휴식하기 더 좋습니다>
사진 찍는 것도 모르고 저렇게 자고 있네요.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김흥국 아저씨의 콧쉬염파(?)에 들어오라는 전화를 받았다죠. ㅎㅎㅎ)
손을 저렇게 하고 자고 있는 모습이 재밌어서 모두다 웃었더니
갑자기,


헉! 놀래가지고 깬 모습입니다. 그날 우리 모두를 많이 웃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즐겁게 놀았고요.

이제 집에 가자고 하니,


이러더군요. 한참 신나있는데 그랬으니 이런 표정 나올만 한가요.


이렇게 잘~~~생긴 눔이 말이죠.

하루 동안의 짧은 휴가였지만 엄마 품처럼 푸근~~~~한 자연에서
편안한 휴식 같은 가족들과 함께 해 너무나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가까운 근처에도 너무나 좋은 곳들이 많이 있다는 걸 또 한번 느꼈던
올해 저희 가족의 소박한 여행 이야기였습니다..^^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