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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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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원에서 생긴 일


BY 박엄마 2004-09-05

불신이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지고지순하기는

미완성인 인생을 완성으로 아는 착각이다.


그래도 어떤 종교를 갖든 종교인이라면 한 가닥의 양심선언을

양심으로부터 듣기에 비 신앙인보다는 낫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그것조차도 거부당하는 현실 앞에선 외로움은 더욱 방황을 한다.


2000년 5월 어느 날

같은종교 같은제단을  섬기는 두 사람은 건강원 주인과 손님으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손님은 큰 가물치 한 마리를 약으로 해달라고  맡겼다.

평소때 전혀 모르는 사이가 아닌고로 건강원 주인은 아주 수월한 기분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손님은 한 두어 시간 후에 가물치가 납으로 만든 낚시 바늘을 먹은 게 생각났다며 납이 몸에 안 좋아 납 낚싯바늘을 찾아야 한단다.

 

작업을 중지하고 끓고 있는 가물치를 호호 불며

두어 시간  납 낚싯바늘을 찾으나 보이지 않았다.


손님은 갑자기 돌변하더니 단번에 건강원 주인을 취조하듯이

가물치를 떼서 어느 곳에 숨겼다며 온 집안을, 쓰레기 봉지까지 수색하였다.

건강원 주인은 "아니......가물치가 납으로 생긴 낚싯바늘을 정말 먹었는 지 .......거짓말 하는거 아냐......?" 속으로 생각하며 상황이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됨이 희미하게 예상되었다.

손님은 떼놓았다는 가물치가 나오지 않자 가물치를 떼먹었으니

가물치 값 50만원을 내라하였다.

 

주거니 받거니 몇차례 말이 오고가는 중에 건강원 주인 입에서

전혀 생각지고 않은 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튀어 나왔다.

 

"야! 너 도둑년 아니야?"

그 순간 건강원 주인은 "아! 끝이구나."하고 섬찟하며 뒷 수습을 어찌 할고 난감했는데 의외로 조용했다.

평소때 입이 걸쭉한 그녀도 아니고 잘 사용한 단어도 아닌데 어쩌면 그런 소리가 튀어 나왔는지 도저히 자신을 이해할수 없었다.

까다롭게 문제를 만들고 있는 손님이 왜 그 소리에 조용하는 지 이상했다.

그녀는 그 소리가 크게 번지지 않음을 다행으로 여기며 납 낚시 바늘을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니 정히 그러면 1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하는 순간에도 건강원 주인은 “내가 미쳤나?...........손님과 목소리 높혀 싸워야 할 판에 돈을 주다니,

정말 가물치를 떼먹은것처럼.....이건 아닌데...아닌데.....”  고개를 갸우뚱하며 금방 후회를 했지만 번복하는 것보다 차라리 끝까지 납 낚싯바늘을 찾아야만 했다.

 

손님은 소파에 앉아 있고 건강원 주인은 수돗가에서 자기의 현실에 회의를 느끼며 다시 가물치를 분해하듯이 납 낚싯바늘을 찾고있었다.  


찢기지 않은 가물치 창자가 보였다. 

순간 건강원 주인은 찢을까 말까 망서렸다.

아까도 본 가물치 창자 별 관심없이 그대로 지나친 일이기에 머뭇거리다가 가물치 창자를 보며 그래도! 가느다란 희망 속에 손가락에 힘을 주며 찢었다.

어마나! 그 속에 붕어가 한 마리 있었다.

붕어 창자도 찢기지 않은 채 있었다.

이번 이것이 아니면 더 이상 낚싯바늘은 찾을 수 없을 것같은 생각에 약간 떨리는 손으로 붕어 창자를 찢었다.


그 속에 납 낚시 바늘이 있었다. 갑자기 힘이 쭉 빠졌다.

붕어가 납으로 만든 납 낚싯바늘을 먹어 붕어 창자에 있었다.


붕어창자 

가물치 창자

창자를 두 번 찢어 납 낚싯바늘을 찾았다.


인생살이의 보물찾기보다 지혜가 더 필요하였다.


간신히 찾은 납 낚시 바늘을 손님에게 보여줬다.


이건 또 무슨 소리?


손님이 건강원 주인에게 납 낚싯바늘을 즉석에서 조작해서 만들었단다. 그리곤 낚시바늘을 챙겼다.

와!

그말을 듣는 순간 건강원 주인은 "이래서 살인 사건이 나는구나."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손님은 생강은 부피가 하나도 안 줄었는데 가물치는 절반 떼먹어서 양이 줄었다고 우겨댔다. 


생강은 끓어도 그모습 그대로 있고 생선은 끓으면 당연히 줄지 불어나나?

 

이틀 후 약이 다 되서 가져가라니 왔다.

건강원 주인이 가공비를 주라하니 손님은 그녀에게 사이비 교주처럼 삿대질을 하며 회개하라...... 무엇을 회개하라는지....

건강원 주인은 의아해 하면서 도대체 무슨 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손님의 행위 가운데 어렴풋이 자기를 조롱하는 느낌을 느꼈고 만만하게 행동하고 있음이 보였지만 싸움 그 자체가 너무 싫어 그 자리를 뛰쳐 나가고 싶었다.

 

장사 뭐는 개도 안 먹는다더니.

장사도 팔자에 타고나야 한다더니.

 

손님은 가공료는 못 주고 되려 10만원을 줘야 약을 가져간다고 했다.

 

아니,납 낚싯바늘을 찾았는데 무슨 10만원이냐? 건강원 주인의 말에 가물치 떼먹은 값이란다.


건강원 주인은 곱상한 여자 손님의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사람이 싫었고 세상이 두려워 말을 잃으며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신앙? 흥!........."

어쩔수 없는 비웃음과 비아냥이었다.

 

손님은 의기양양하게 돈 10만원을 안주면 약 안가져 간다며 획 가버렸다.

 

 건강원 주인은 신앙인은 적어도 한가닥의 양심은 갖는다는

고루한 생각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갖었다.

 

건강원 주인은 손님의 약을 두고 볼때마다 화가 났다.

10일 정도 지났을까. 그녀는 결심했다.

 “그래.... 내 평생 액운까지 다 가져가라.” 하는 마음으로 가공료는 고사하고 약도 주고 돈도 줬다.

어찌 생각하면 평생 액운을 10만원에 파니 너무 싸기까지하다는 위로를 스스로에게 하며.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가장 중요한 자기 양심이 아는데

불쌍한 비양심 불우 이웃을 도왔다는 생각으로 그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세월이 흘러 건강원 주인은 10만원에 평생 액운을 판 그 마음을 회개하며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 그 사람이 영원히 기억에서

사라지기를 바랬다.

 

(2000년에 쓴글 옮겼습니다.)



20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