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안마주치기
말 안하기
그이에 대한 모든 신경끄기
이런것을 정해놓고 시작한것은 아니지만 그이와 말 안한지가 벌써 한달이
다 되갑니다
예전에도 남편하고 말 안하고 지낸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오래 갈수가 없었지요
아이들 얘기 시댁 얘기 사는 얘기 등등이 많아서
말을 안하려고 작정을 하고 시작을 했었지만 며칠 못가고
번번히 내가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다릅니다
아이들도 다 자랐고 시댁에 대한 민감한 이야기도
두둑한 배짱이 생겼으니 그저 그렇고
사는얘기 이젠 다 그렇고 그래보여서 별로 할 얘기 없습니다
언제나 불도저 처럼 밀어붙이기만 하는 그를 통제 할 방법을 찾지 못해서 한때는 너무 힘들었었지요
새상의 전부였던 아이들마저 눈에 안 들어올려고 할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이혼을 결심 했는데 바보 같은 이 아줌마
아직도 결심중에 있습니다
"당신 텔레비도 안봐?
뉴스 봤지?
지금은 세상이 변해서 남자들이 큰소리 치던 세상은 끝났어
지금도 그때처럼 밀어붙이기만 해 확 쫓아버릴테니까"
"얘들아 니엄마가 나 쫓아낸단다 니네 누구 따라 갈래"
"무슨 애들도 아니고 둘이 알아서 해결해 우린 잘해주는 쪽으로 갈래요"
"거 봐 당신 나 아니면 누가 밥챙겨 주냐 나한테 서운하게 하기만 해 봐"
냉랭한 내게 말을 걸기가 부담스러운 남편은 내눈치를 보는것 같은데 난 은근히 기분이 쬐끔 좋군요
무슨 일로 냉정해졌는지 모르겠는데
이번만큼은 절대로 내가 지지 않을겁니다
내가 화 났을때 조금만 참아줬더라면 이렇게 오랫동안 마누라 눈칠 안 봐도 됐을것을
아내에겐
무조건 밀어부쳐 고집으로 밀면 안되는게 없지
가 좌우명인것 같은 남편
아직도 분위기 파악이 안됐는지
한참을 더 밀어부칠 태세입니다
나도 이번만큼은 질 수 없지요
그런데
세상속으로 걸어가는 남편의 뒷모습이
왜 그렇게 쓸쓸해 보이는거냐구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