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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41

이사 간 뽀미.....


BY 초록빛 2004-08-26

 

  아침마다 우렁차게 짖어데던 뽀미가 없어 조금은 허전하기도

하네요. 작은아이 때문에 데려왔던  몇 뼘 안 돼던 뽀미가 넉넉

하게 크고 보니 소리가 꽤 컸습니다. 누군가를 꼭 맞아주던 그

짖음도 이젠 들리지 않습니다.

 

 이틀 전 뽀미는 시댁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현관을 나서는

것이 왠지 이상했던지 뒷걸음을 몇 번 치더니 순순히 따라

나서더군요. 서운했지만 보내야 했습니다. 뽀미가 없는

넓은 마당은 너무나도 허전했습니다. 예쁘게 만든 집도

이젠 필요가 없게 됬었네요. 그래도 아직은 치우고 싶지

않아 그대로입니다.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저만치에서부터 들리던 소리도

현관문을 열면 좋아라 자신의 몸을 날리던 활기도 이젠

없습니다. 아직 치우지 않은 뽀미집을 보는 것으로 '안녕'

하고 괜한 인사를 해봅니다.

 

 오늘 아침에도 들려야 하는 뽀미의 짖음이 없어 거실문을

열고는 있어야 하는 그 자리를 한참이나 쳐다 보았습니다.

시댁에 잘 있으니..... 추석이 되면 볼 수 있겠네요.....

큰아이가 서운해서 한참이나 시무룩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일주일에 한 번은 꼭 할머니집에 가야 한다고 성화랍니다.

그렇게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그러마하고 대답은

했습니다.  워낙 좋아해서요.

 

 비가 내렸네요...밤새 내렸는지 고인물도 있어요.

가을이 왔음을 분명하게 말해 주고 싶었나봐요.

길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