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8월 25일 17:12:32 |
나의 남편과는 1978년도 10월 21일 해운대 모래사장에서 처음 만났다. 그러니까 직장 선배언니랑 토요일 오후 괜히 가을바람을 따라 발닿은 곳이 해운대 백사장이었다 나는 두다리를 쭉 뻗고 모래에 앉고 선배인 박양언니는 뭐가 그리 피곤한지 모래를 이불삼아 엎드려서 저 멀리 수평선위를 적당히 살랑이는 파도를 보며 되지도 않는 샌티맨탈에 빠져서 눈동자만 바다에 띄워보내고 있었다. 뭐 ...고독하니 뭐니 .해가며...
그러고 있을때 언제 왔는지 곤색 바바리를 입은 허우대 멀쩡한 남자 둘이 앞을 가로 막고 서 있다 그러면서 세련된 의상과 맞게 서울 말씨로 우리에게 작업을 걸어오고 있는게 아닌가... 우린 그때 서울 사람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아니 아주 싫어 했었다 근데 이남자들 꽤 럭셔리한것이 시쳇말로 좀 있어뵌다고나할까.... (알고보니 나랑 비슷함 ㅎㅎㅎ 생각도 같았씀.ㅎㅎㅎㅎ) 그래서 우린 이 남자들 한번 뺏겨먹자로 합의보고. 커피를 한잔 하자길래 흔쾌히 허락을 했다 그리고 바로 극동 호텔 커피?痔막? 이끌었지..ㅎㅎㅎㅎ 그당시 호텔 커피값은 2000원 ...다방 커피는 200원... 넷이서콩만한 커피잔에 비싼 커피 몇방울 마시고 나와서 동백섬 한바퀴 돌아주고,나자, 이번엔 저녁을 사준대나 어쩐대나.. 우린 또 비싼걸로 바가지 씌우기로 작정하고 근사한 집으로 들어가는데 이남자들 쭈뼛쭈뼛 눈치가 이상하다 우리가 너무 심했나??? 할수없이 중국집으로 가서 잡채를 시켜먹었다 그리고 헤어지려는데 내일 다시 만나잔다 다시 말해서 에프터가 들어온거지...ㅎㅎㅎㅎ 다음날 우린 또 태종대로 가서 자살바위도 안내해주고 배도 타고 실컷 놀았다 드디어 이 남자들 서울로 올라간단다 우린 빠이빠이 하고 가려는데 또 태클을 건다 주소좀 갈켜달란다 뭐 보아하니 날라리같지는 않고 성실해 뵈어서 (순전히 이말땜에)자기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남자는 젊어서 사람을 많이 만나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또한 여행을 많이 다녀서 호연지기를 키우라고 했다는 것이다 정말 왜그리 지 적으로 보이던지....
그후 한달만에 편지가 왔다 ..이남자 ...방위로 입대했다고... 나이도 많은기....왜 이제 군대를 ?....몸이 약해서 이제서야 간거라고... 다음부터 우리의 러브질?이 편지로 서울 부산을 오갔다 그렇게 사랑인지 뭔지가 싹트고 자주 만나게 되었다 이남자 토요일이면 완행열차타고 부산진역으로 내려왔다 하룻밤 자고 다음날 열차로 올라가곤 했는데 가만히 보니 술을 아주 잘먹는게 마음에 좀 걸린다 우리 부친께서 술이라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하시는 분이라 난 절대 술 안먹는 남자랑 결혼 하지 않겠다고 맹세를 햇었다 근데 이남자 ..술을 술술 잘 먹어도 그렇게 싫지가 않았다 바로 눈꺼풀에 콩깍지가 씌운 거지...... 우리언니 왈"야 가시나야 방돌이가 뭐꼬...니 미친나???' 원래 땔려고 하면 더 붙는게 남녀사이가 아니던가....
그래서 생각해 낸것이 술을 먹여보고 주사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바로 토요일날 저녁에 술을 잔뜩 먹이고서 여관을 같이 들어간거야 그랬더니 이남자 ..기분이 좋아서 희죽희죽웃더니 그대로 ?꼬꾸라져 자는게 아닌가 ... 다음날 아침까정..... 뭐 ..나의 몸에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설라무니..... 정말이라니까?!!!!!아무일없엇다니깐!!!! 그때 난 결심했지 .. 이정도의 정신이라면 내 인생을 맡겨도 괜찮겠노라고 .... 그래서 여기까지 지금 이순간이 되었다네 ㅜㅜㅜㅜ 지금 이남자 술버릇은 좋은 편이다..하지만. 술만 좋아하는 술고래 인것을 ...... 내가 미쳤지........ 하여튼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죄우한다니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