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오후
분홍색 떨어진 요를 깔고 셋이 화투를 친다
엄마 외 숙모 옥이
엄마는 책상다리고 외 숙모는 옆으로 앉앗다 옥이는 다리를 벌리고 임신복이 벌렁 들처보인다
"엄마 고야 머야 얼렁해 고 하면 내가 외숙모 밀어준다 해바"
"야 그걸 말 하면 엄마가 고 하니 ?얜 가만 잇어야 하지 웃겨 쟨 "
외숙모의 말에 까르르 넘어간다
한쪽팔로 하시는 엄마 입에서도 웃음이 터진다
"깔깔갈갈"
화투에 정신이 가 잇는엄마 웃음소리가 꽤나 소리가 높고 경쾌 하기까지 하다
"아우~~~~~~배야 "
"왜 그러니 ?배 아프니 날짜가 아직 "
"아유~그래도 몰라요 고몬 첫애니깐 남들은 늦게 나온다지만 빠를수도 잇어요 고모 "
"엄마 배가 설사 할것처럼 싸~아프다 말고 싸~아프다 말고 그래"
"그럼 변소간 가서 똥 싸려므나 "
"엄만 애를 넷씩이나 낳으면서 몰라? 이렇게 아픈건지 아닌지?"
"야 세월이 흘러서 니가 애 낳게 생겻는데 내가 그걸 기억하니 ?별걸 다 갖고 지랄이네"
엄만 상을찡그리며 말을 한다
"야 옥이야 배가 어떻게 아프니 ? 정말 화장실 갈것처럼 아픈거야 아니면 다르게 아픈거야 느낌이?"
외숙모가 진지하다
"몰라요 지금은 또 안아퍼 자화투나 처요 엄마 머야 고야 아니야"
옥이 말에 다시 셋은 정신집중 단돈 10원에 목숨걸고 눈이 반짝인다
"아우 또 아퍼"
"아니 넌 어째서 할라 하면 아프냐 그만하자 신경쓰인다 야"
외숙모가 웃는다
"밥이나 먹을까 국수을 삶을까"
엄마가 일어선다
"아구 고모 무슨 국수 삶아요 귀찮게 밥이나 먹지 셋이 먹을거 되죠아니 셋이 아니네 ㅇ 서방이 잇잔아 어디갓지?"
"그 사람이 집에 잇나 얼마나 바상 되는데 그러니 돈 모으고 살지 지 기집하고"
옥이가 그말에 빙그레 웃는다
그때 밖에서 소리가 난다
" 많이 따셧어요 누가 ? 짜장면 살게 되요?"
문을열고 셋다 ㅇ 서방을 처다보고 웃는다
"자네 사람이 아프다고 해서 하다 말앗네 "
눈을 흘기며 ㅇ 서방을 원망하듯 외숙모가 웃는다
"아 그래요 그럼 저랑 해요 점 천원에 그럼 한꺼번에 따고 끝내잔아여 "
"이구 사람아 장난은 안해 이제 점심먹고 갈래"
"아이 왜요 노시다가 돈따서 택시비 해서 집에 가셔야죠"
"으그~"
엄마가 팔을 휘두르는 모습을 한다
"야 옥아 우리 냉이 캐러 가자 조기 밭에 가니까 많더라 밥 먹고 가자 "
'엄마 한테 혼 나면 어떡해 배불러 가지고 집에 잇지 나갓다고 먼 일당하면 어쩌려고 그러냐구 그러면"
"그러니까 몰래 가야지 내가 세숫대 하고 호미하고 삽하고 대문 밖에 갓다 놧어 알앗지 ?"
"응"
둘이 눈을 마주보고 웃는다
점심을 먹고 둘이 살짝 나간다
엄마하고 외숙모가 지난 얘기며 할머니 그리고 속상한 말을 주고 받는다
옥이와 신랑은 잽싸게 대문 밖으로 나간다
큰길건너 넓직한 밭에 아직 일러선지 빈 밭으로 멀리서 봐도 땅이 기름지고 냉이가 많아보인다
둘은 신나게 길을건너 땅을 내려다 본다
옥이는 냉이가 여기저기 있는걸 보고 신나지만 배가불러서 금방 일어선다
"와 진짜 많다 이거 뿌리가 굵어서 캐다가 삶아서 초장에 무치면 맛잇다 "
'내가 많이 캘께 이거들고 따라다녀"
신랑은 신나하는 옥이가 있어서 더 좋다
"ㅇㅇ씨 여기도 잇구 저기도 잇구 이리와바 여긴 되게 많어"
옥이가 소리를 지른다
"가만히 말해 여기도 많어 누가 들으면 우리 캘께 없잔아 바보야"
"이렇게 많은데 멀 이걸 우리가 언제 다 캔다구"
옥이는 냉이에 욕심부리는 신랑한테 삐쭉이가 된다
따스한 햇살이 두사람 등에 내리 비친다
"어~허이여 `어여 어허~이랴 어허~이눔이 "
어디서 소 끄는 소리가 난다
둘이 일어서 보니 저 위로 소가 밭을 산다
"어쩌지? 우리 냉이 못캐는거 아냐 얼마 못켓는데....'
"글쌔 가서물어보자 "
"저 아저씨 우리 여기서 냉이 캐려고 그러는데 안될까요?"
"안될거야 잇겟소 이 소가 밭을갈고 나면 흙이 뒤집어지니 그때 따라다니면서 주우면되지 머하러 힘들여 캐슈?"
"정말 그러면 되겟다 그치? 우리 그렇게 해요응?"
"그래도 되겟어요?"
"되죠 근데 조심 하슈 오늘 내로 이밭을 다 갈아야 하니 얼쩡거리거나 걸리적 거리면 안되니깐 저 뒤에서 소 다라 다니면서 주우슈"
둘은 마주보고 웃는다
이게 웬 떡이냐는 식이다
정말 소가 지나간 흙에는 냉이가 속살을 하얗게 내밀고 위로 다~몽땅다 나와잇다
둘은 주워서 탁탁 털어서 세숫대야에 넣기만 하면 된다
신이 났다
옥이 머리도 신랑머리도 흙이 투백이다
냉이 뿌리를 터느라 흙이 튄것이다
땀도 나고 혹시 저 밭가는 아저씨가 기분이 나빠서 못줍게 할까바 멀직이서 눈치보며 줍느라 바쁘다
잎은 쪼그맣고 뿌리는 길고 굵고 달착지근한 냉이 벌써 그릇에 하나가득하다
"이젠 가자 힘들다 배도 아프고 이렇게 많아서 머해 갓다 팔을까 시장에?"
"팔긴 두고 먹으면 되지 이런걸 왜 팔아 남들은 사서도 먹는데"
소는 벌써 저 밑에 가서 땅을 농부에 소리에 맞춰서 갈고 있다
"어러러러러 어후~이여~"
농부 소 어르는 소리에 옥이가 멀끄미 소를 처다본다
눈도 크고 꼬리는 땅으로 처지고 입엔 짚으로 짠 입 마게가 씌워져 있다 그 사이로 거품이 질질 나오고 매달려 있다
(얼마나 힘들까 나두 힘든데 사람같으면 힘들다고 조금있다가 하자고 말했을텐데 불쌍해라) 옥이는 그런 생각을 하며 소에게 힘내라고 용기를 준다
"머해~ 이리와 여기도 많다"
신랑은 어느새 밭끝에서 소리지른다
'가요"
"그마하고 가자 안가면 나 혼자 간다 저 큰길 건너서"
"어디바 얼마나 햇나 와~많이 했다 그만 하고 가자"
둘은 일어난다
신랑은 한손에 삽을들고 한손엔 세숫대야를 들고 옥이는 호미를 든다
"이리줘 호미 여기 세숫대야에 넣으면 되니까"
옥이는 암말 없이 준다
해가 벌써 기운다
몇 시간이 주운것인지 그제사 둘은 시간을본다
'엄마가 찾겠다 배 아프다고 했는데 어디갓나 하고 "
"혼나겠지?우리 어머니가 냉이 보면 화가 나실까?"
"글쎄 그래도 소린 지르겟지 "
"아~이것들이 애 낳러 와선 하난 배불러가지고 하난 절뚝되고 어디 갓다 이제 오는거야 그러다 먼 일나면 어쩌려구 "
이럴걸 옥이가 흉내를 내면서 웃자 신랑도 고개를 끄덕이며 웃는다
'엄마"
'아니 어딜 갓다오제 소리도 없이 이그미 어디서 이걸 다 캐왓어 많이도 캐왓네 시상에 어디 야 이걸 다 케게 여직 점시먹고 나가서 이걸 캐왓나 세상에"
엄마와 외숙모가 웃으면서 냉이를 둘고 처다보고 우리보고 웃는다
엄만 가신다는 외숙모한테 반을 덜어서 준다
"갓다가 해먹게 저녁에 동생이 좋아하니까 잘먹을걸세"
"예 고모 잘먹을께요 옥이야 잘먹을께 니덕에 저녁 반찬이 하나 늘었다 고맙다나 간다 그럼"
"예 안녕히 가세요 "
엄만 펌프물에 벅벅 씻어서 끓는물에 데처서 저녁에 먹자고 말한다
둘은 욕을 안먹어서 다행이다 싶은가부다
옥이는 부엌으로 쌀을 씻으로들어가고 신랑은 발을 씻고 세수하고 부산하게 씻고 부엌으로 따라 간다
'내가 머 해줄까?"
"아니 없어 들어가 엄마보면 또 머라해 동네 챙피하게 둘이 부엌에 붙어잇다구"
"히히 알앗어 들어간다 힘 들면 불러 나올테니깐 알았지?"
"응"
아마도 저녁엔 반찬이 풍성할거다
김치에 냉이에 고추장에 배추국 ..........
썩썩 냉이 넣고 비벼서 옥이네 식구가 저녁내내 행복하고 맛잇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