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날짜를 잘못 선택한것일테지.
작년에 아주 바쁜 친구가 고추를 말렸다길래 집에 있는 전업주부가 직무유기를 한듯한
기분이 들어 처음으로 고추말리기 작전에 돌입했다.
그런데 이틀은 괜찮더니 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했다.
별수없이 군에 간 아들방에서 보일러를 틀어놓고 이른바 보일러 고추를 만들기 시작했다.
선풍기 2대까지 동원하여 아침,저녁으로 아기 보살피듯 예쁜 고추를 들여다 보았다.
십여일 애쓴끝에 가루를 만들었는데 그 흐뭇함이란!!!
이래서 집에서 해본 사람은 꼭 하나보다.
와아!!! 너무 신이 났었다.
옆동에 사는 친구에게 한사발, 옆집에 한사발, 친정엄마에게 한사발
어떻게 말렸냐고 물어 (속으론 너무 자랑스러웠지만) 저절로 잘 마르더라고 입에 발린
소리를 했었다.
올해도 한번 해보리라 마음먹고 마트에 가니 작년보다 10kg에 오천원이나 더 비쌌지만
작년 생각하며 짐짓 자신있게 4박스를 샀다.
남편은 잘할수 있냐고 걱정스러워 햇지만 자신있다고 으시대면서 가져왔다.
토,일요일에 남편과 아파트밖에 널어 놓고 걷어오고..........
그런데 월요일부터 날이 흐려 복도에 널어놓고 (계단식이라 남에게 피해안줌)
화요일오후부터 비가 오기 시작.
화요일오후 부터 다시 아들방에 보일러를 틀어놓고 선풍기를 틀어대고,(아들은 여행중)
딸아이는 더워 죽겠다고 난리다.
그방만 땠어도 라인따라서는 불이 들어와서.........
그래도 남편은 함께 걱정을 한다. 잘 말랐으면 좋겠다고.
조금 싸게 사겠다는 생각만 하고 날씨는 생각치않았던 이 단순함!!!!!!!!
일요일 아들이 여행에서 돌아오기전에 보일러고추가 다 말라져야할텐데.
오늘까지만 오고 말았으면 좋으련만 이번주는 내내 비가 온대는군.
내년엔 날씨예보를 보고 말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