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을 연락을 끊고 지내던 친구에세서 전화가 왔습니다.
" 나다? 뭐하니?"
친구는 ...2년이란 냉전의 공백을 애써 무마하려는 듯 엊그제 전화 한 사람처럼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습니다.
" 이게 누구니? 어머? 잘 살아있었네!"
나도 애써 담담한 척 그리고 반가운 척 목소리 턴을 높혀 응답했더랬습니다.
친구는 초등학교때 부터 친해온 죽마고우로서 아마도 ...제 친구 서열에 있어서 항상
' 제일 친한' 수식어를 당연시 했던 친구였습니다.
그런데...내 맘 같은 사람 없다고...개성이 워낙 강한 두 사람이 친구란 인연으로 세월을
흩어 오면서 더러는 삐걱거리기도 했었고 누구나 그렇듯 공백이 조금 주어 진뒤에 다시
화해하는 식으로 조마조마한 관계를 유지하며 친구라는 이름을 유지할 수가 있었더랬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친구의 돌이킬 수 없는 한마디로 저는 마음의 큰 상처를 입게 되었고 다시는 그 친구를
보지 않겠다는 독한 마음으로 절연을 선언 했더랫습니다.
이기적이고 비밀적인, 그리고 다분이 독선적이기까지 한 그녀를
그래도 친구라는 이름으로 매번 이해해온 나 자신의 인고가 무색해 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생각 해보니...
좋은 친구란...
만나온 세월의 횟수가 중요한게 아니고
어제 만났어도 마음이 통하고 서로를 배려해 주는 따뜻한 인간애를 가진 사람이라는
결론도 생겼더랬습니다.
그 친구와 이제 절연을 한다 하더래도, 아쉬울거 하나 없는 건조한 체념이
나를 더욱 이성적이게 만들었고 그 후 2년이란 세월이 지나는 동안 약간의 궁금함을
제외하곤 별 애틋한 그리움 없이 그냥 그럭저럭 친구의 기억은 제 유년시절 기억한켠으로
사라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친구가...
어제 전화를 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일간 만날것을 약속하며 전화를 끊었지만...
그녀도 나도...
어느 새 소원해진 관계의 어색함을 절감해야 했습니다.
나이를 들어서 일까요?
아무런 감흥도...아무런 미련도...없는 무감의 통화...
전화를 끊고 생각해 보니 ...참 슬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 또 이렇게 한 인연이 멀어져 가는구나...'
여자들에게 있어 ...
진정한 우정을 유지하기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여자란 생리구조 자체가 여자에게 너그로 울 수 없는 구조로 생성되어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친하다고 하더라도 그 내면에 숨겨져 있는 경쟁의식,시기심등은
여자들로 하여금 진정한 인간관계를 갖게 하는데 항상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가끔씩...
여자끼리 우정이 돈독한 사람들을 보면 마치 천연기념물 보듯 부럽고 신기할 때가
많습니다.
친구가 화해 전활 먼저 걸어 왔으니, 다음번엔 내가 전활 해야 할 차례인데
어쩐지 이번엔 영 내키지가 않습니다.
또 다시 시작될 관계의 피곤들이 날 벌 써 지치게 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이가 들고 보니...
인간관계든 사물이든.
그저 편한게 제일 좋습니다.
미친듯이 논쟁하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밤에 전화기 들고 수다떨던
그래서 다툼과 화해를 죽 먹듯 하든 ...내 젊은 20대날의 열정과 격정이 그립습니다.
기대도....
그리움도...
반추하고 싶은 더 이상의 기억도 없는...
지금의 내 메마른 감성은...
내가 나이를 들어가고 있다는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것이 서글플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