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난지도 하늘 공원에서 내려다본 상암동 전경입니다
제가 살던 동네가 재개발되기전까지 살던곳(상암동)의
우체부 아저씨는 우리동네에서만 27~8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우편물을 배달해왔습니다
그 아저씨는 자전거도 안타고 순전히 도보로만 다녔습니다
언제나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손에는 이집 저집 구분된 편지들을 들고서
나달나달 닯은 구두를 신고서 거의 뛸듯이
빠른 걸음으로 다녔습니다
어느날 이웃 아줌마들과 시장을 다녀오는 길에
넘마을의 여우고개를 넘을때였습니다
갑자기 뒤에서"..누구엄마..."하며 쫓아 옵니다
다름아닌 우체부 아저씨입니다
그리곤 우리골목길안의 우편물들을 수북히 쥐어주곤 쏜살같이 사라집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한참만에야
"저 아저씨 또 올라오기 귀찮으니까 심부름 시키네..."
하고 보면 "구석말"의 구비길을 돌아가며 신발 뒤꿈치만 보입니다
그래도 그 아저씬 밉지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하교길에 동네 아이들을 보면
근처의 우편물들을 손에다 쥐어줍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엔 애들도 이 아저씨와 눈만 마주쳐도
슬슬 도망 다니느라 정신없습니다
특히 오르막끝의 우리집 우편물이 많았는데
바쁘거나 다리가 아플때면 가끔씩 저--밑에서부터 고래고래 소리를 칩니다
그러면 골목안 누구라도 고개를 내밀면 그날은 그사람이
우편 배달부가 됩니다
그리고 여름이면 우리골목 평상에서 잠깐씩 쉬어 갈때
수박이라도 몇조각 잘라주면 바쁘다면서 입에 한쪽 넣고 한쪽은 손에 들고
빠른 걸음으로 내 달립니다
날마다 메뉴도 다양하게 냉커피..음료수..식혜..녹차..콩국수..등등
요즘같이 비오는 날 부침개부치면 이아저씨 얼마나 좋아하는지
귄하지도 않아도 부엌문옆에 기대서서 기다렸다가
금방나온 부침개를 종이에 싸서 들고 먹으면서 휙 달아납니다
뿐만 아니라 김장을 할때도 집집마다 들려서 김장속 간까지 보며
매워서 학학거리면서 콧노래부르며 골목길을 빠져 나갑니다
하긴 남편과나의 연애편지를 2년간 날라다 준 덕분에
결혼해서 아이셋낳고 그 아이가 20살이 넘도록 다녔으니
한식구나 마찬 가지였습니다
그러나 4년전 우리동네가 재개발 되면서
그 이웃들도 다 흩어지고 동네도 사라져버리고 없어졌습니다
따라서 그 우체부 아저씨도 어디로 갔는지 볼수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동네에 이사와서 우체부총각을 보니
예전 상암동 생각이 나서 냉커피라도 대접할려고 부리나케
들고 나가니 오토바이탄체로 편지를 넣고 부릉하고 사라집니다
전 그냥 임자없는 커피잔만 들고 대문앞에 서서 오토바이 연기만 바라볼수밖에요
오늘따라 예전 가사도 없이 콧노래를 부르며 빨리 걸어다니던
그 우체부 아저씨 생각에 슬며시 미소가 나옵니다
그 분 지금은 어디에서 바쁘게 걸어다니실까요...
아니면 이 시대에 편승해서 오토바이 타고 다니시려나요??!!
그때가 그리워지는 하루입니다
여기가 상암동 하늘 공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