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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짠순이 새댁과 피서하기


BY 김나현 2004-08-09

결혼한지 4개월 된 따끈 따끈한 새댁입니다.^^

 

새댁 답게 느긋한 오후를 보내고 있는데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따르릉'

 

우리 신랑일까 하는 맘에 코맹맹이 소리 준비하고 받아 보니 천안에 살고 계신 우리 형님이었습니다.

 

저는 형님이랑 3살차이인데 나이차가 안나서 인지 처음부터 지내기가 좋더라구요. 그래서

 

형님이 저에게 전화주면 너무 좋습니다. '아 나에게도 형님이 관심을 보이는 구나'하구요.

 

혼자만의 착각인가 *^^*

 

형님이 저에게 전화한 이유는 형님이 휴가를 받았고 또 조카들도 방학을 했다구 하면서 피서

 

로 서울구경하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참고로 조카들은 아직 어립니다. 큰애가 7살 작은 애가 5살이거든요.

 

저도 결혼하고 전업주부로 집에만 있자니 몸살이 날 것 같았는데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얼른 오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머리를 스치는 생각...'헉 이 더운 날씨에 차도 없는 데 어디를 구경시켜

 

드리지... 나도 서울토박이도 아니고'

 

아무리 머리를 지어짜도 데리고 갈데가 없는 겁니다. 날은 너무 덥지요.

 

서울구경도 테마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이 덥다.. 그러면 물... 물이다.

 

그래서 무조건 물있는 곳을 찾기로 했습니다.

 

2박 3일을 예상하고...

 

첫날은 물이 있는 시냇가... 그렇치!!! 시냇가라면 우리 집 근천에 있는 성내천으로 데려 가야지.

 

참고로 전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내천의 존재를 몰랐는데

 

뉴스에 성내천에서  아이들이 수영하고 노는 거에요. 역시 매스컴의 효과를 대단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이참에 성내천에 피서가기로 했죠.

 

성내천을 택한 이유는 첫날 형님이 천안에서 올라와서 피곤한데 멀리 가는 것도 무리고 서울

 

이란 곳이 이래서 문화생활이란 말이 나온다는 걸 보여주려구요..

 

서울산지 얼마 안되었지만 서울에 대한 자부심이 좀 있거든요^^

 

둘째날도 역시 물.... 더우니까 물에 퐁당하는거 말구 다른 생각이 없더라구요. 재가 좀

 

많이 단순하거든요. 그래서 또 TV에 소개된 한강 수영장을 가기로 했어요.

 

해변가보다 한가해서 좋고  경비 절감이라서 좋을 것 같더라구요. 저도 아직 가보지 않았는

 

데 한번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세째날  물... 물이 어디있지...물! 물! 물!  아 있다.. 산속의 계곡물..

 

저희 집이 아까 얘기했죠. 서울 거여동 산다구요. 우리집 뒤가 바로 남한 산성입니다.  남한

 

산성 계곡으로 가야지..

 

그리고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가재랑 매미를 잡아줘야지..^^ 생각만해도 아이들 보다

 

제가 더 즐겁더라구요.

 

전 사실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요리하는 것을 즐기거든요. 그리고 시간 많이

 

걸리고 손 많이 사용되는 요리는 딱 질색..

 

초간편 요리를 좋아합니다.  아마 단순하고 성질급한 탓이겠지요.

 

이렇게 계획을 잡고 나니 맘이 너무 행복해졌어요. 아마 이번 일로 한달은 그 즐거운 기분 속

 

에 살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얼른 시장으로 갔어요. 마천시장... 별별 자랑할게 없다지만.. 전 재래시장을 너무 좋

 

아하는데... 제가 사는 곳의 마천시장은 정말 좋아요. 싸니까 푸짐하니까.. 푸하하하

 

마천시장가서 남한산성 갈것을 대비해서 오이를 샀습니다. 오이가 10개 천원하더라구요.

 

그리고 수박 한덩이 3천원..  그리고 참외가 3개 500원.

 

조카들을 위해서 주먹밥을 위해 파래김, 그리고 햄, 계란, 빵을 샀습니다.

 

이상 장보기 끝..

 

드디어 형님과 조카들이 도착하구요. 

 

저의 일정대로(?) 성내천으로 갔습니다. 감자 계란 옥수수 삶아서요.

 

텔레비젼에서 본 그대로 아이들과 어른들이 넘쳐 나더라구요. 제 예상대로 조카들이 너무 좋

 

아해서 저도 흐뭇했습니다.

 

형님은 간만의 휴가를 아이들에게 안시달리고 편안히 그늘에서 쉬어서 좋구 아이들은 물만

 

난 고기마냥 팔닥팔닥 물장구 쳐서 좋구요.

 

형님이 그러더라구요. "동서 서울은 이런 곳이 있어서 돈도 아끼고 편히 쉴수 있어 좋겠어"

 

네 맞아요 형님 서울은 이래서 좋답니다.^^

 

조카들이 그날 얼마나 놀았는지 다음날 코피가...ㅜㅜ

 

둘째날은 한강수영장으로 데리고 갈려고 했는데.. 형님의 남동생이 서울에 살아서 또 서울

 

구경시켜준다고 데리고 간답니다.

 

어 이렇게 되면 나의 일정에 차질이....

 

그래서 일정을 단축했어요. 셋째날로 계획잡은 남한산성을 가기로....

 

오전은 남한 산성으로 오후는 사돈 총각의 서울구경으로..

 

전 아침밥으로 주먹밥을 만들었어요. 아침에 밥을 든든히 먹지 않으면 체력이 딸리거든요.

 

다행히 형님이랑 조카들이 숙모표 주먹밥을 잘먹더라구요. 너무 감사*^^*

 

조카들도 숙모가 남한 산성에서 가재잡아 준다니까 너무 좋아해요.

 

내심 산에 오르면서 가재를 못 잡으면

 

어쩌나 했는데.. 무려 4마리나 잡아서 숙모로서의 체면치례를 했습니다.

 

매미는 못잡았지만...

 

이렇게 즐겁게 일정을 보내고 밤에는 다시 성내천에 가서 피자랑 통닭이랑 먹으면서

 

보낼 생각이었는데..

 

형님과 조카들이 피곤해 하는 것 같아 집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죠.

 

저희 집의 유일한 자랑거리... 빔프로젝트가 있거든요.

 

조카들을 위한 영화 슈렉2를 준비했습니다.

 

즐겁게 통닭먹어면서 봤어요.

 

이렇게 천안조카들의 서울 구경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좀 아이러니하게 서울에서 뭐 시골체험 비슷한걸 하고 갔다고 보면 됩니다.

 

서울에서 무슨 시냇가와 가재 잡구..ㅎㅎㅎ

 

사실 다음 가을에 조카들이 서울로 오면 경복궁과 창경원을 구경시켜줄 겁니다..

 

김밥이랑 통닭챙겨 가지구요...

 

즐겁게 아무탈없이 조카들이 숙모집에서 휴가를 보내고 천안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에가서 조카들이 시아주버님한테 뭐라고 자랑했을지가 궁금하네요..

 

조카들이 다가오는 가을에 다시 보자...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