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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여름휴가 이야기


BY jin7533 2004-08-08



                
그 옛날 여름휴가 이야기

나는 지금 휴가 이야기를 쓰려고 하면 어른들의 얘기라서
펼치기가 어색하다.

해서 몆십년(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할말이 많다.

그중에서 덕적도(서포리)해수욕장에서 일어난 얘기를
펼쳐보면,
그때 그 시절엔 시집살이를 하니 우리 오붓한 가족이
가질 수 있는 시간은 여행뿐이었다.

그래서 여름휴가만 시작되면 동료 몇가족 (4가족-12명)을
엮어서 같이 떠난다.

이 덕적도가 한번 가보니 넘 좋아서 해마다 그 곳을 택하는데 그땐 교통편이 좋지 않아서 인천까지가서
여관 잠을자고 꼭두 새벽에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2시간30분쯤 후에 도착을 하면
소달구지가 기다리고있다.

민박까지 가는데 거리가 멀어서 소달구지를 애들만
태우고, 바닷물이 빠진 모래사장을 지나
동네까지 들어간다.

마을입구에 노송들이 즐비하고 그때만해도 여행객들이
많지 않아서 방 구하기는 쉬웠다.

그 집은 가운데 마당이 있고 방이 사방으로 있어서
방 몇개를 얻어 들고는
아침이면 마당 한가운데 모여서 취사를 시작한다.

남자들은 새벽에 바닷가에 나가 금방 들어온 배에서
싱싱한 생선을 사오면 그걸로 찌게도 해먹고,
아침을 먹고나면
모두가 바닷가 모래사장으로 나간다.

비치파라솔 밑에 자리를 잡고 아이들이 물에서 놀아도
서해안은 위험하질 않아서 좋았다.

저녁에는 그물을 가지고 몆이서 물속으로 들어가 그물을
끌어올려 모래사장에 펼쳐놓으면 꽃게,찌게거리 잡어등
너무나 재미있는 여름휴가였다.

그런데 어느 해인가 같은 멤버가 가서는 웃지못할
일이생겼다.

당시에 아폴로 라는 눈병이 유행할 무렵
우리아이가 눈병 시초인데 그냥 데리고 갔다.

일행중에 망원경을 가지고 왔는데 우리아이가 부득부득
그걸 보겠다고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허용을 했고 아이들이 돌아가며 즐겼다.

아침에 일어나니 애 어른 할거없이 몽땅 눈병이
전염된 것이다.

마침 어촌마을에 보건소가 있어 일행12명이 보건소로가서
안약을 넣고 좀 심한 사람은 2개밖에 없는 침대에 교대로
누워서 치료를 받았지만 금방 낫는 것이 아니어서
일행모두 눈이 뻘게가지고는
귀향을해서며칠을 더고생을 했다.

지금도 그 멤버가 만나면 그때 그 이야기를 하며
깔깔거린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 모두가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요즈음에 그곳을 다녀온 사람한테 들으니 그때 그
아름다운 정취는 찾아보기 어렵다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