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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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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 보석상자2


BY 정이 2004-08-05

어저녁엔 한친구의 시모상이 있어 문상을 다녀왔다.
출발전에 식구들 저녁 밥 안치면서 배가 고프걸래 늦은점심겸 저녁으로
밥통에 남았던 찬밥을 열무것절이와 짜게 비벼 먹었던 탓인지
가는내내 오는내내 상가집에서 음료수와 수박을 먹었는데도 좀처럼 갈증이 가시질 않는다.

마을버스에서 내려 가족들 간식거리나 살겸 아파트내 상가엘 갔더니
치킨집 호푸집마다 테이블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더운여름날의 잠 못이룬
주민들이 다 나온것 같다.
난 평소 술을 즐기지는 않는데 오늘따라 먼거리 장시간의 갈증때문인지
남들 테이블에 올려놓고 마시는 노란색의 맥주가 그득찬 호푸잔에
 어찌나 구미가 당기는지 집으로 전화를 했다.

남편이 받걸래 "저 집 앞 상가에 왔는데요 시원한 맥주가 너무 먹고싶어.. 잠깐
나올래요?.." 하였더니 남편 단 한마디로 그냥 들어오란다.
티비보는중인데 구찬타나 어쩐다나.
구찬다는 남편 냅두고 여자인 나 혼자 마실수도 없고 하여 남들 들고있는
맥주잔을 한번 쓱 쳐다보고는
터덜터덜 걸어서 집에 올라오니 현관입구부터 담배연기는 집안에 뿌옇고
매캐한 냄새는 코를 찌른다.

거실서 웃통 벗은 팬츠바람인 남편은 4.50대아저씨의 불룩한 배를
자랑이나 하듯 내놓고 안자서 어머니와 티비에 열중이다.
이시간에 티비가 얼마나 잼이 있걸래
몇년만에 한번 할까말까 하는 마눌의 맥주한잔 하자는 부탁을 단초내에 거절하나.
허긴 무어든지 구찬으면 안하는 사람이니까.. 여느신랑같으면 슬리피 끌고
바람도 쏘일겸 슬슬 나와줄만도 한데..오늘따라 은근히 약도 오르고 부화가 난다.

방에와 원피슬 벗어 장농에 걸고 속옷과 타올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려는데
헨폰 진동소리가 찌르르르르..
'문상은 잘 다녀왔는지, 궁금했는데 전철타고 가느라 지루했을터이니 푹 쉬고 내일보자..사랑해'

단 순간에 하루의 피곤함과 갈증이 싹 가시는 멧시지를 그제서야 가슴에 안고서
개운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