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먹은 설거지를 끝내고 방에 들어오니 어제밤에는 안자고 뭐했는지, 그이는 또 잔다 참내.. 어제 밤에 2시에 자고도 새벽5시에 일어나서 일하는 나는 뭐꼬!!! 내가 니 시다발이가? ㅎㅎㅎ
이번 일요일은 진짜 방콕에서 지낼수가 없다 오늘은 대모를 해서라도 꼭 영화를 보러 가야지.
우째 잠이 오노! 밥 한술갈 넘어가서 아직 배에 도착이나 했을라나... 흔들어도 꿈쩍도 안한다. 옆구리를 꾹 찔렀다.
"오늘 어디가요? 안가면 같이 영화보러 가자아~" "내 심심하다 영화보러 가~자아~" 미동도 안한다 눈꺼풀을 뒤집어 가며 말해도 소용없다. 입으로 눈에 바람을 훅하고 불었더니 귀찮은가보다. "잠온다..영아 엄마하고 같이 영화보고 온나" "나중에 어디 갈지도 모르거든"...
이런 뭉디... 말한 내가 잘못이지... 절대 안할려고 했는데, 누가 자꾸만 해보라고 해서 방법이 틀린건 아니가? 이렇게 하기도 해서 시도를 했는데, 이방법 저방법 다했다가 기운만 뺏잖아아~
에이~ 나도 잠이나 잘란다 왠수 오랑캐 옆에 잠깐 누워 있었더니 덥다!!!
뭐하고 노나... 아..내머리 왜 이렇게 나쁜지..뭐하고 놀아야 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빨래 하고 놀기로 했다 빨래 삶는다고 렌지위에 올려 놓고 카페에서 좋아하는 아저씨를 만나 떠들다가 빨래 다 태워 먹을뻔 했다.
다행히 안탔다 타기 일분전에 불 끄고 이를 갈면서 씻었더니 하얀 옷들이 기분을 좋게 한다. 빨래를 널다보니까 그이 옷도 있다. 괜히 옷을 못살게 했다 비틀어 짜고 털고,널어 놓고 한대 때리기 까지..
또, 방에 들어가서 뭐하지 고민하다가 김치 담그기 놀이를 하기로 했다 추석전까지는 야채값이 떨어지지 않을것 같아서 김치를 좀 많이 담기로 했다 그이를 쳐다보니 아직도 반쯤 죽어있다 이젠 입도 벌리고..".푸아 푸아" 이런 소리도 낸다.
또 옆구리를 쿡! 찔렀다. "시장에 가요" "배추랑 무우랑 무거워서 못 들고 온다 같이 가자~" "내 아프다 . 머리도 아프고..빨리 같이 가자아~"
이런 국제 왠수 덩어리!!! 이번엔 아예 죽은 척 한다. 결국은 또 혼자서 시장엘 갔다. 배추사고 무우사고 새우젓 사고... 이것저것 사다보니 짐이 한짐 가득. 지친다. 다리에 힘이 없고..
잠시 서서 한눈을 팔다가 보니, 옆에 콩국이 보인다. 왠수 오랑캐가 좋아 하는건데... 사주지 말까? 짐도 한개 안들어 주는데... 그래도 그렇지...원수를 사랑하라 이런말도 있는데... 그래서 2000원 어치를 샀다. 집에가서 보고 화나면 내가 다 먹을거다 하면서.... 무거운걸 질질 끌고 집에 오니 텔레비젼 시청중 으흐흐 이히히 이렇게 혼자서 웃고 있었다. 윽 ~땀난다!!!
배추를 아무렇게나 퍽 땅에 내려놓고 칼로 팍팍 썰어서 소금으로 배추를 때리다 시피 절여놓고는 찹살풀을 끓였다 풀이 끓는소리 부글부글 내 간이 끓는 소리도 부글부글
배추를 얼반 쥑여가지고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다가 누가 보는것 같아서 고개를 드니까 왠수 오랑캐가 씨익 웃는다. 뭐 도와 주꼬? 이런 다 했는데 뭘 도와주기는... 그때 누군가가 나를 봤다면 영락없는 가제미 눈 ㅎㅎ
힘을 너무 줬나...양념장 한덩어리 내 팔에 철석 붙었다. 그런데 옆에 서 콩국을 마시던 그이가 내 팔에 묻은 양념을 손가락으로 쓱 닦더니(나는 씻으러 가는줄 알았다) 엄마야 세상에~그걸 입에 쏙~ 아이구 머리야~ 우리집 배짱이는 아무도 못 말린다. 시동생 집에 줄 김치한통 들고 나가는 그를 보며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왜 이렇게 덥노!!!
오늘 하루도 아줌마 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다 보내겠다. 다른 아줌마 들도 이렇게 살까.... 그래도 쬐끔은 속이 상한다. 나랑 놀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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