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몸이 너무 아파 5시정도 퇴근을 하였다.
평소와 달리 이른시간 퇴근에 딸아이는 놀라 걱정스런 얼굴로 바라보더니
아르바이트하러 몇시간 다녀오는길에 호박죽 한그릇을 사왔다.
렌지에 따끈하게 데워 내밀며 빈속에 약먹지 말고 엄마~~ 어서 드셔야 해요~~
딸아이 마음 씀씀이가 이쁘고 고와라~
밤새 고열과 신음에 시달리고 그러다 날이 밝자 저절로 눈이 뜨여져 이렇게...
요즘 사무실은 한여름 폭염과 상관없이 냉방 장치가 잘 가동되고 있어 시원한 편이다.
이제 곧 긴 여름 휴가 기간으로 들어간다 .
센타 전체가 같은 시기에 휴가 일정이 잡혀있기에 출근하면 20대 후배들은 휴가 이야기로
마치 소풍 떠나기전 설레이던 어린 시절의 초등생 처럼 그저 좋아 웃는 얼굴들이다.
휴가를 떠나고 그리고 다시금 제자리로 돌아오겠지~
아무리 썬크림 발라 관리를 잘했어도 조금은 까무잡잡 그을린 얼굴도 있을거야~~
금, 토, 일 ,월 ,화 ,수~
떠나고 다시 돌아오고~
하지만 이번 휴가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얼굴이 있어 너무도 섭섭하다.
H 팀장!!!
창업 당시 처음 부터 지금 까지 한솥밥 나눠 먹던 살가운 그녀다.
회사에 근무중 호칭에 있어서는 깍듯하고 일단 사무실 밖으로 나오면 언니 동생처럼
편안했던 그녀~
이번주 사직서를 내고 당분간 집에서 쉰다고 한다.
30대 후반!
좋은 인상과 후덕한 이미지로 그간 상담원들에게 시샛말로 인기짱이었던 팀장이었는데
그저 아쉽기만 하다.
소주 ,맥주, 백세주, 매실주, 그리고 청하~
회식 자리 또는 퇴근 후 개인적인 둘 서넛 번개(?) 자리를 만들때도 언제나 청하만을
즐겨찾기 하고 맑은술 몇잔에 취기가 오르면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겨
으례 부르는 18번곡
"당돌한 여자"
일부러 그러는것 맞죠?
나에게만 그러는것 맞죠?
알아요~
난 그대 사랑을~ 흥얼 흥얼~ 룰루 랄라~~
흥겨운 리듬에 연신 웃는 얼굴로 어깨를 가볍게 흔들며 부르던 노래
"당돌한 여자"
하지만 하오나 노래 제목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사는 결코 당돌과는 거리가 먼
그녀(?)였다.
사업 실패로 남편은 일찾아 외국으로 떠났고 어린 아이들은 곁에 사시는 시부모님께
맡겨두고 주말에나 겨우 아이들과 얼굴을 마주하는 상황이었으며 몇년 만인지
자세히 몰라도 귀국한 남편은 연락도 없이 행방이 묘연하고 가끔 아이들에게
전화 정도 한다는데 아직은 30대의 좋은 나이에
사정을 아는 나로써는 그녀에게 항상 애틋한 정이 흐르곤 했었다.
속은 타서 재가 됬을 터인데 늘 웃는 얼굴이 보기 좋았던 그녀였다.
고향이 굴비로 유명한 영광이라면서
모두들 이번 휴가때 해수욕장도 근처에 있으니 놀러 가자 했었는데 코앞으로
다가온 이별에 그저 섭섭함이 태산이다.
언제고 노래방을 찾았을때 어떤곡을 선곡할까 하고 가, 나, 다, 라~~ 주욱 적혀진
목록을 보다 그녀가 자주 불렀던 18번 노래 " 당돌한 여자"가 눈에 들어오면
좋은 이미지의 H팀장 바로 그녀의 웃는 얼굴이 떠오르겠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겠으나
아~~
아쉽고 서운하여라~~
오늘 내일 그리고 모레 삼일간 출근하여 혹 눈이라도 마추치게 되면 그때라도
정다운 미소를 듬북 듬북 날리워야지~~
전혀 당돌하지 못한 그녀에게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