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퇴근이 늦은 남편 저녁상을 차려주고 가까운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운동을 나섰읍니다.
올해 들어 혈압이 자꾸 올라 걷기 운동이 좋다는 말을 듣고 시간이 되면
학교 운동장으로 운동을 갑니다
운동이래야 작은 학교 운동장 몇바퀴 걸어서 도는 것에 불과 하지만 한시간
정도 걷고나면 땀도 촉촉히 나고 기분도 상쾌해 집니다.
집을 막 나서서 얼마 가지않아 어디서
" 아줌마, 아줌마"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주위를 둘러 보니 저밖에 없더군요.
놀래서 쳐다보니 학원 버스 한대가 지나가면서 조그만 창문으로
여학생들의 반짝이는 눈동자 들이 보였습니다.
놀라서 쳐다보니
" 아줌마 왜 그렇게 이뻐요? 너무 예뻐요."
눈이 동그래진 나는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 보았으니 아무도 없더군요.
황당 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지만 기분은 좋아지더군요.
한편 으로는 '여학생들이 심심하니까 장난 하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운동장을 걷는 내내 혼자 피식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말입니다.
거짓말이든 장난이든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말인가봅니다.
할머니들도 고우시다고 하면 기분 좋아 하시니 여자는 다 똑같구나 하면서 말입니다.
그일이 있은 며칠후 저녁 식탁에서
무슨 말끝에
"여보, 당신은 행복하지? 이렇게 착한 아들이랑 이쁜 마누라 있어서"
'으~"
"우웩"
아들과 남편 입에서 동시에 나온소리.............
"왜 그래? 며칠전에 여학생들이 나보고 그랫단 말이야"
아들이 한참을 딱하다는 표정으로 보더니
"엄마는 장난도 구분 못해?"
기분이 나빠진 나는
"왜 그래 임마"
" 엄마 우리도 중학생때는 못생긴 아줌마 지나가면 소리 지르고 햇는데
아직도 그 장난 하는 얘들 있나보네. 일부러 못생긴 아줌마 지나가면
골라서 한단 말이야"
.........................
망신살 뻐쳣습니다.
하지만 며칠간 기분 좋았던 거짓말 이었으니 손해 본건 없죠.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하면 세상 살 사람 몇 이나 되겠냐구요.
다 저 잘난 맛에 산다구요.
앞으로도 쭉 그렇게 착각하고 살렵니다.
혹시 압니까? 주문 외우듯이 자꾸 이쁘다고 하면
정말 예뻐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