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주소창에만 한글 쓰는게 가능한 상태에서
주소창에다 한글을 입력시키고 그것을 카피해다 꼬릿말에 입력시키셨다는
.....님!
그성의 너무 감사해서 그 꼬릿말을 몇번 연거퍼 읽었답니다.
그감동적인 꼬릿말에
....님께서 좋아하신다는 로마 얘기를 더 하기로 작정했답니다.
사실, 여행기라고 쓰면서
보고 듣고 안다는 내용을 몽땅 다 적으려 하면
그렇잖아도 깔끔치 않은 필력에
밋밋한 새끼줄 처럼 길다랗기만한 글이 읽는 분을 피곤하고 지루하게 만들것이라는 생각에
간단간단히 기억에 남는일만 적어보자는 의도였습니다.
자세하고 친절한 안내는 이미 여행책자에도 너무너무 잘나와 있고
유적지에 대한 해설은 인터넷 검색창만 클릭해도 구구절절 잘 설명되어 있으므로
그냥 제 기억에서 크게 남는것만 얘기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정밀묘사하는 그림처럼
로마에서 하루를 자세히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왜냐고요?
...님께서 로마를 좋아하신다니 말입니다.^*^
...을 위한 스페셜 데이.^*^
로마 호텔 객실은 바닥이나 TV테이블 티테이블 모두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더군요.
카펫바닥 보다 얼찌나 기분이 말끔한지 기분이 개운했습니다.
대리석이 흔한 나라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했답니다.
저희 다섯식구는 트윈룸 두개를 얻어서
큰아이 둘, 막내와 저희부부 이렇게 방을 나누어 썼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를 하러갔더니
종업원들이 어찌나 불친절하던지요.
딱딱한 빵에 치즈끼워 우유를 마셔가며 먹었습니다.
입맛없어 하는 아이들에게도
의무적으로 빵한개에 우유한잔은 먹게했지요.
덩치큰 서양인이 달랑 빵한개와 커피한잔을 앞에 놓고 있는것을 보면서
저덩치에 저걸 먹고도 버틸 수 있을까 싶더군요.
저는 원래 밥욕심이 많아가지고
빵두개를 먹으려고 하니 종업원이 한개만 먹으라더군요.
정말 더럽게 치사했어요.
호텔.... 여유 있으신분들께서 급 높은곳에서 머무세요.
원, 빵한개갖구 아침부터 얼마나 기분이 나쁘던지.
아뭏든 아침요기를 하고
짐을 챙겼지요. 큰 베낭은 모두 호텔에 두고
돈과 비행기표,유레일패스가 든 전대는 언제나 처럼 제가 허리에 차고
작은 베낭에 여권이며 지도, 음료수,물,간식
여행책자 이런것들을 집어넣어 남편이 메고
둘째는 캠코더를 첫째는 디지틀 카메라를 들고
1유로를 룸메이드 팁으로 성경책위에 올려 놓은후
호텔밖으로 나왔습니다.
저희가 머문 숙소는 테르미니역 남쪽에 있었답니다.
테르미니역 앞엔 로마 여러지역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버스들이
많이 서 있었으며 택시 승강장도 있고
우리나라의 여늬역전이랑 비슷한 풍경이었습니다.
테르미니 역전에 서서 지도를 펴 놓고 방향을 잡은다음
로마의 유적지를 대표하는 포로로마노 지역을 향해서
서쪽으로 길을 건너 쭉 내려갔습니다.
여기서 내려간다는 말이
실제로 포로로마노 지역은 테르미니 역보다
지대가 낮은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역전거리 상가들을 지나치며 조금 걷다가
남편이 화장실이 급하다는것이었습니다.
아시는것처럼 유럽이라는 나라가
도데체 화장실 가는데 어려움이 많은곳입니다.
하다못해 레스토랑 같은곳도 화장실에 가려면
돈을 내야 되며
길거리에서 급할때는 공중화장실 찾는것도 만만치가 않거든요.
그래 호텔밖으로 나올때는 호텔에서 미리미리 준비를 마치는데...
이상하게 이날은
남편에게 일이 발생했습니다.
"화장실을 찾아라"
열개의 눈들을 이리저리 굴리며 걷는데
저만큼 한국 식품가게가 보였습니다.
반가왔습니다.
눈이 까맣고 얼굴이 예쁜 30대 한국아줌마가 주인이었습니다.
사정얘기를 하고 고맙게 화장실 사용 허락을 받았답니다.
우리는 김치며 신라면에 어묵 청매실에 식혜 음료수까지 눈요기를 싫것하고
돌아오는길에 다시 들리기로 했습니다.
좀더 내려가다 보니 왼쪽 상가건물과 무슨 교회건물 사이로
콜롯세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 여기가 로마 맞구나!
사진에서만 보던 콜롯세움이 저기에...!"
저도 전에 ....님처럼 다른 사람의 여행기나 여행안내 책자 같은것들을
아주 많이 보았었거든요.
그래서 유명한 유적지나 건물은 가서 본듯이 말하고
어떤때는 단체여행 열흘하고 온사람 대신 나서서
여기는 어디고 저기는 어디고 설명할 지경이었답니다.
언젠가 아파트에서 애들 학교 엄마들이 어느집에 모였는데
그집주인이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유럽여행을 다녀왔다며
사진을 보여주더군요.
정말 좋겠다, 우린 언제 유럽여행을 해보나 부러워 하며
그사진을 보다가 콜롯세움앞에서 찍은사진을 보면서
사람들이
"어머나! 여기가 콜롯세움이구나.. 진짜루 보니까 어땠어요?"
하고 물으니
"아이구. 아니예요. 여기는 콜롯세움이 아니구 원형경기장이예요."
라고 말해서 모두 입을 꾹 다물었던 기억이 있네요.^*^
그엄마는 원래 누구한테 나이를 물어보려면
"몇살이예요?" 라고 묻는게 아니고
나는 80학번인데 "몇학번이예요?" 라고 묻는 아줌마였거든요.
^*^ 로마 얘기를 하다가 엉뚱한데로 한참 흘렀군요.
아뭏든
왼쪽으로 일이키로 남짓 멀리 보이는 개선문을 바라보며
계속 걸어내려가다보니 T자형 넓은 도로가 나왔으며
내려가던 방향 길건너로 언덕이 있었으며 그곳에 반쯤 부너진 건물 또 그옆으로
둥근 건물의 기둥들이 우뚝우뚝 서있는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그곳이 포로로마노였으나
저희는 오른쪽으로 길을 건넜습니다.
그곳에도 발굴을 다한건지 하다만건지 하옇든 옛로마 건물의 허물어진 모습이
여기저기 펼쳐져 있었습니다.
안내책자에도 없는 그곳을 구경하며 지나쳐가는데
어디서 노랫소리가 들렸습니다.
Big Big World....
저희 모녀가 좋아하는 노래여서 따라부르며
"우리가 여기서 이노래 들었던거 기억하자"고
딸애와 약속을 하며 베네치아 광장으로 걸어갔습니다.
베네치아 광장앞 건물(비또리오 에마누엘 2세 기념관)에는 전차를 모는 사람의 조각상이 지붕위에
세워져 있어서 그야말로 로마틱한 정경이었습니다.
그건물앞에서 웬 주책스런 이테리 노인이
어쩌구저쩌구 일본돈을 보여주면서 일본말로 우리에게 무슨얘긴지 걸어왔습니다.
아마 우리가 일본사람들인줄 알았나 봅니다.
여행을 다니면서 보니
일본사람들은 그렇게 많지않고 중국 단체관광객들이 간혹 있었으며
관광지마다 한국사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한국사람끼리 길을 묻고 다녀도 될만큼 많았습니다.
남편말이 일본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단지 구경만하는 관광은 이제 유행에서 벗어났다는군요.
베네치아광장에서 서쪽으로 잠시 걷다가
시청이 있는 언덕으로 올라갔습니다.
날씨가 더웠습니다.
시청앞 건물 그늘에 앉아서 단체여행객 안내원을 설명을 듣다가
포로로마노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는 길목에 늑대의 젖을 빠는 아기 두명의 조각상이 서 있더군요.
로물르스 레물르스 이야기.
명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를 즐겨 읽은 아이들은
이런 알만한것들이 나오면 신이 나서 서로 아는체를 하지요.
시청건물이 있는 언덕위에서 포로로마노의 전경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옆에는 동남아인으로 보이는 청년이 땡볕에 모자 몇개를 펼쳐 놓고
땀을 뻘뻘흘리며 지키고 서 있었습니다.
사는게 참으로 고달픈 사람은 세계곳곳 어디에나 다 있습디다.
콜롯세움앞에서 죽은깨가 잔뜩 박힌 푸석푸석한 얼굴로 부채팔던 동양아줌마
에펠탑아래서 기념품 열쇠고리를 팔다가 단속원에게 쫓겨 달아나며 기념품 보따리를
뺏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던 동남아 젊은이
잘산다는 일본에도 지하도에서 박스를 깔고 잠을자거나
구걸하는 사람도 많더군요.
포로로마노 거리로 내려가 개선문과 콜롯세움쪽으로 걸어가는데
여러나라사람들이 뒤엉켜 길이 복잡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많은 한국사람.
형태가 온전히 남아 있는 커다란 건물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어떤 한국인 모자의 대화가 들리더군요.
"엄마, 여기가 원로원이라구?"
"응"
"원로원이 모하는데야?"
"응, 양로원."
크하하하.. 그엄마의 재치있고 간결하고 알아듣기 쉬운 대답에
저는 속으로 박장대소를 했습니다.
무너진 건물사이
역사의 주춧돌이었을 올리브나무 아래 바위, 그 수많은 사연이 담겼을 바위 위에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으려니
아이들은 시원하게 흘러나오는 지하수를 병에 담아 서로 뿌려대며
재미있게 놀더군요.
더위를 식힌다음 포로로마노를 벗어나 개선문앞에서 사진을 찍고
콜롯세움으로 들어가 여기저기를 둘러본다음
너무 더워서 걷는걸 포기한채 지하철을 타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점심은 나중에 먹고 일단 낮잠부터 자기로 했습니다.
곤히 낮잠을자는데
꿈속에서 삼겹살 파티가 벌어졌습니다.
삼겹살을 구워 상추에 넣고
파절이에 된장 마늘 풋고추를 올려 주먹댕이만한
쌈을 만들어 입을 쩍 벌리고 집어 넣으려 하는데
남편이 깨우는것이었습니다.
"이봐, 이봐, 나 밖에 나갔다 올께.
아침에 그 가게 가서 김치사올께."
김치도 좋지만... 삼겹살... 파절이에 풋고추에 상추에 싼 내 삼겹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