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된 만남*
가요 가수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1995년 한국음반판매량 사상 280만장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기네스북에 오르는 영예를 차지하게 되고 타입캡슐에 저장되며
국민가수'라는 호칭을 얻게 된 바 있습니다.
가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난 너를 믿었던 만큼 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
난 아무런 부담없이 널 내 친구에게 소개시켜줬고
그런 만남이 있은 후로부터 우리는 자주 함께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함께 어울렸던 것 뿐인데
그런 만남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난 알 수 없는 예감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을 때 쯤
넌 나보다 내 친구에게 관심을 더 보이며
날 조금씩 멀리하던 그 어느날
너와 내가 심하게 다툰 그날 이후로
너와 내 친구는 연락도 없고 날 피하는 것같아
그제서야 난 느낀거야 모든것이 잘못돼 있는걸
너와 내 친구는 어느새 다정한 연인이 돼 있었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난 울었어
내 사랑과 우정을 모두 버려야 했기에
또 다른 내 친구는 내 어깰 두드리며
잊어버리라 했지만 잊지 못할것 같아
랩으로 중얼거려서 다 알아들을 수도 없던
젊은이들의 이 노래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 노래가 그렇게 대중의 호응을 받았던 것은
이런 간단한 스토리의 인생사가 많다던지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인간관계의 슬픔을 맛보고 있다던지
잘못된 만남들로 열병들을 앓고 있다는 것을 대변합니다.
사랑도 우정도 한꺼번에 잃어버린 아픔을 노래한 것입니다.
불가에서는 만남을 인연이라고 합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말합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늘을 바라보는 연인들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랍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천 수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이랍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 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말해 부부가 되었노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만남과 인연이 이리도 소중한데
왜 "잘못된 만남"이라고 탄식해야 하는건지
우리 만남은 아름다운 인연이라고 고백하며
서로 소중히 여길 수 없는 것인지
이 세상에는 잘 못된 만남으로 고달픈 영혼들이 즐비합니다.
억겁을 기다려온 만남이라는데
갈등하고 증오하며 섭섭하고 오해하며
마침내 잘못된 만남이라고 헤어짐을 선포하고
멀리 인연의 소중함을 잘라버린채 허무한 관계의 줄을
미련없이 정리해 버립니다.
잘못된 만남이 부적절한 관계로 발전한다면
세상은 쓰레기통이 되어버리고 말것입니다.
때로 "잘못된 만남이 아니었을까" 안개속을 헤멜때가 있습니다.
때로 투명하지 못한 속내와 깊이를 모르는 늪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남을 소중하게 여기고 인연의 가치를 묵상하고
적절하고도 살맛나는 관계로 성숙시켜 나간다면
그 향기는 진흙속에서도 장미를 피워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모든 만남이 하나님의 섭리속에 있음을
고백하는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비록 잘못된 만남일지라도
고귀한 만남으로 일구어내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