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자주 커피를 마신다...
일을 할 때나 책을 읽을 때 또는 아무 생각없이
창밖을 바라볼때도 내 옆엔 늘 커피가 있다...
좋아해서가 아니다..훗, 어느 순간도 난
커피가 좋아서 마신것 같진 않다..
묻는 이들에게 답하듯.. 그저 이젠 습관이 되어서라고...
처음엔 인생을 마신다는 말에 혹해서,
그리고 후엔 누군가와 함께 하기 위해서..
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유달리 눈이 많았던 겨울...
유난히 외로움을 많이 타던 그 때..
대학 입학을 앞두고 찾았던 캠퍼스에서
선배들의 눈싸움을 피해
찾아들어간 어느 방..
눈의 흩날림이 아름다웠던 창밖과...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와...
따뜻한 커피와...그리고...
그가 있었다...
아무말 없이 내게 건네주던..
커피 한잔과..
창밖이 너무 아름답지 않냐며
살며시 짓던 미소...
대학생활..
그후로도 오랫동안
난 그와의 말없는 커피를 즐겼고
아픈만큼 성숙하는 거라면서....
캐나다로의 유학을 떠나보내며
그와의 마지막 커피도 함께 마셨다.
난 가끔 내가 왜 커피를 마시는지
생각하곤 한다...
특히, 눈발이 날리는 겨울이면..
왜,슈베르트를 즐겨듣고..
창밖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바라보게 되는지...
오늘도 나는 커피를 마신다..
습관보다 더 무서운 사랑이란 이유로..
지금은 내옆에서.. 내 아이의
아빠가 된 그 사람을 바라보며...
같은 이름으로...
날 바라보는 그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