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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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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너 뭐 할일 없잖아..


BY 나무 2004-06-21

 

따르르르릉...

 

연방 울리는 벨소리

 

요즘 우리집 전화가 참으로 바빠졌다.

 

그동안 초등학교 친구들과는 거의 연락을 하지 않고

 

살다가  봄에 우연찮은 일이 계기가 되어 드문드문

 

소식을 전하게 된 까닭때문에다.

 

그러다 운동회를 하네, 야유회를 가네, 하면서 연락이

 

오고 간건데...

 

" 여보세요  00니? "

 

" 응, 그래 오랜만이다."

 

"음,,너 뭐하니?  이젠 애들도 다 크고 너 할일 없잖아.."

 

흠흠...내가 할일이 없다고..?

 

그래 지들 생각대로라면 할일 없고 한가한 아줌마지..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딱히 눈에 띄는

 

특별난 그 뭔가를 하고 다니는 것도 아니니 그말이 맞긴

 

맞는 말이다. 굳이 부정하고 싶진 않다.

 

요즘은 드러나게 보여지는 것이 아니면

 

인정을 안하는 세태이니 말이다.

 

집에서 살림만 한다고 하면

 

"응 그러면 할일도 없네 뭐.."

 

하는 말을 예사로 듣는다.

 

참내..아줌마들...살림해 봐서 아시겠지만

 

할일 별로 없던가요?

 

물론 직업가진 사람보다야 느긋하게 일어나서

 

집안일 하고 내 시간을  널널하게 가질 수는 있지..

 

할일이 뭐 있냐는 말에  책이나 시를 읽어,...

 

그리고 음악을 듣거나...화초를 돌보거나..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어..하고 나름대로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들을 일일이 말하기가 뭣하지 않은가..

 

바쁘게 생활하는 저희들에게 팔자 좋은 소리한다

 

소리 들을까봐..개중에 심사 꼬이는 친구에게는

 

뭔소리를 들을까 싶기도 해서 말하고 싶지 않은데...

 

나도 가끔은 돈벌고 싶단 생각이 왜 안들겠냐 말이다.

 

하지만 여유를 다 포기하면서 돈버는데 시간을 뺏기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다.

 

조금은 덜써도.. 한가한 시간을 버리고 싶지는

 

않은것이다.

 

사실 난..요즘 개나, 소나 다 있다는 핸펀도 없다.

 

엄밀히 말하면 없애버렸다.

 

가끔씩 불편할때도 있지...

 

하지만 족쇄에서 자유롭다.

 

꼭 만날사람은 집전화로도 충분히 연락이 되니까..

 

그리고 조만간에 오래 된 승용차도 없앨 생각을

 

하고 있다.

 

또 장만을 하게 될지..말지는 장담을 못하겠지만

 

지금으로선 계획이 없다.

 

안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으니까..

 

될수 있으면 건강상..걸어다니자는 생각에서이고

 

좀더 나아가 생각하자면 환경오염을 조금이나마

 

덜자는 취지에서다.

 

(에이...이렇게 말한다고 딴지 거는 사람 있을라나..)

 

그리고 결정적인 건 돈이 아까와서이다.

 

계산에 밝은 울남편..차값은 몇년뒤면 거의 제로가

 

되는 감가상각비를 먼저 들먹거린다.

 

게다가 보험료.차량유지비 기타등등 만만찮은

 

부대비용을 대면서 그돈으로 평생을 택시타고 다닐수

 

있다고...

 

사실 술자리 잦다보니 우리집 차..거의 아파트 주차장에

 

방치되어 주인 얼굴 본지 오래다.

 

나역시 웬만한 거리는 걸어다니는게 일상이 된지

 

오래다.

 

음..왜 이리 얘기가 옆길로 샜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래서 난 악착같이 돈 벌 이유가

 

없단  얘기다.

 

그러니..앞으로 나한테 전화걸때..

 

전화거는 인간마다..

 

"음..너 뭐해 너 별로 할일 없잖아"

 

칭구들아... 요런 신경 긁는 소리 좀 안했으면 좋겠다.

 

또 그런소리 하는 전화가 몇번만 더 온다면

 

동창들 모임에 나가서 공지사항으로 올릴까

 

생각중이다. ㅎㅎㅎ

 

"야...나도 할일 무지 많다구.."

 

넘이나..뇬들이나...한결같이 " 너 할일 없잖어"

 

이 소리가 나한테는 내가 그리 할일없고 쓸모없는

 

인간인가 싶어져서  화가 난다 말이다.

 

그럼 내가 일일이 내 인생계획표를 밝히고 살랴..?

 

그러고 보면 내가 꼭 뭐..거창한 걸 계획하고 사는

 

것처럼 보여지는데 그건 아니고 ...

 

아컴님들..오는 전화마다  친구들이 무심코

 

그렇게 말하니까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자격지심도 조금은 있긴 하구요.

 

원래 게으른 난 나름대로 내 생활을 그럭저럭즐기고

 

있거든요.

 

사회적인 잣대로 재자면야...별볼일 없는 거..

 

내 다알고 있는데...저것들이 무시하나 싶어서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