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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여자의 꿈.....


BY 푼수댁. 2004-06-12


결혼 15년차..
딸넷을 둔 그여자..
겉보기엔 아무 문제없이 평온해 보이기만한 그여자..
그여자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는 꿈이 무얼까??

오늘도 늘그렇듯 새벽부터 졸린눈 부여잡고 남편출근시간을
맞추려 아침준비에 정신이 없다..
아침은 꼭 먹어야 일이 잘된다는 남편을 위해 새벽4시면 눈을 뜨고,
제때만든 밥과 국 그리고 서너가지 이상의 반찬으로 상을 차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남편은 수저도 들지않고 잔뜩 골을 내며
일어나 나가버리기 때문이다..
남편을 깨워 아침을 먹이고, 세수하고 나오면 머리는 젤로 손질해주고,
바지와웃도리를 챙겨주고 양말도 챙겨 신겨주고,
핸드폰, 차키, 담배, 라이터, 안경등을 챙겨 주머니에 넣어주고,
문앞까지 따라나가 잘다녀오란 인사까지 하고나야 조금은 해방을 맞는다..

물론 두어시간후에 다시 아이들 등교준비로 한차례 더 전쟁을 치러야 하지만..
남편이 나가고 나면 컴퓨터를 킨다..
남편이 그토록 질투하는 그배우의 방에 들어가기위해서다..
15년을 남편곁에서 떨어져본적이 없는터라 그곳이 유일한
남편을 떠나있을 수 있는 곳인 것이다..
배우가 좋아서도 있지만, 그보다 앞서 시골서만14년을 보낸,
그여자에게 그곳은 세상과 연결해주는 통로인 것이다..

그곳에서 만난 많은 또래의 미시들이 들려주는 별천지같은 세상이야기..
그이야기를 듣기위해 찾는 것이다..
이렇게라도 세상에 함께있고싶은 욕망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남편조차 인정해주지 않는 글솜씨를
그곳에 많은 사람들은 인정해주고 공감해준다..
사소한 삶의 자죽이나, 실수담조차  재미있어 해주고, 즐거워해준다..
그곳에선 적어도 누구의 아내, 누구의엄마도 아닌 단한사람의 인격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아이들이 일어나는 소리에 다시 컴퓨터를 끄고 ,
주방으로 향한다..
다시 국을 데우고 상을 차린다..
매일이 그렇듯 일어나 세수하라고 목청것  독촉해대며....
한참의 실랑이가 지나고 아이들이 상에 앉아 수저를 들면..
아홉 살짜리와 네 살짜리의 머리를 빗겨야 한다..
학교차를 놓치지 않게 하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준비를 맞치고  번갈아 볼에 뽀뽀를 하고 집을 나선다..
이제 정말 자유다..
적어도 아이들이 학교서 돌아오기 전까진...

대충 집청소와 정리를 마무리하고 ,
다시 컴퓨터를 켠다..
메신저로 연결된 채팅 친구들이 들어와있다..
다들 그여자보다는 나이가 어리다..
" 언니 어서와~~"
반가운 환영인사에 아침에 아이들과 남편으로 인해 쌓였던 스트레스가
조금은 희석되는 느낌이다..
한참의 수다가 지나고, 그들은 또 자신들의 일을 위해 자리를 뜨고,
일이 없는 전업주부인 그여자는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볼뿐..
그저 멍해진다..
갑자기 무능력한 자신이 한심스럽다..

한때는 미용사를 꿈꾸기도 했고, 작가를 꿈꾸기도 했었건만..
지금의 처지가 서글퍼지려 한다..
이런 아픔을 남편에게 털어놓으면, 배부른 투정이라며
피잔만 들을 뿐이기에 혼자 아파 해야 하는 것이다..
습관처럼 커피한잔을 들이킨다..
하루에 대여섯잔은 마셔야 안심이 된다..
중독..그럴지도 모르지..

그여자도 15년을 전업주부로만 있었던건 아니다..
한때는 공장에서 돈을 벌기도 하고 식당에서 품팔이를 한적도
있었다..
남편이 큰사고로 한쪽팔을 쓸수없을수도 있다고 했을 때..
이삼년 공장에서 남편대신 가사를 책임지는 가장으로 살았다..
그리고 남편이 기적처럼 회복이되서 다시 덤프운전을 할수있게
되었을때쯤..몸에 이상을 느꼈고..
갑상선 항진증 및 기관지염 진단으로 휴식이 필요하다고 해서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고,
이후로 가끔 식당 품팔이를 하다 남편의 반대로
다시 전업주부가 되어야 했다..

만 열여덟, 우리나이로 스믈을 갓 채운 나이에 남편을 만났고,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살림을 시작했었다..
그때는 그래야 하는줄만 알았다..
종갓집 맏며느리는 그냥 순종하고 모든걸 시집살이에 맞춰 살아야 하는줄 알았다..
그시작이 이렇게 힘들게 할줄은 모른채...
반대가 워낙 심했던 친정식구들과도 거의 왕래를 하지 않은채,
15년동안 열손가락에 꼽을만치 친정나들이도 하지 않은채,
그렇게 살았다..
남편의 의례 그런것이려니 하는 태도에 당연한삶이라 여기고 살았다..
15년이 지난 지금 남편은 친정나들이를 요구하면 짜증부터 낸다..
친정에 가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냥....
잠시라도 혼자 여행을 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당하는냥..
자유가 없어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15년을 자기의 분신처럼, 챙기고
집에서는 손이 돼서 다해주던 사람..
그래서 그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
잠시도 떨어져서는 있을수 없으수 밖에...
그여자도 알고 있다..
그렇게 된 책임의 반은 자신에게 있음을....

그렇게 한숨을 내쉬고 있을 때, 다시 메신저에서 신호가 온다..
팬클 모임에 올수있냐고..
선뜻 답을 못한다..
벌써 몇 번이고 가겠노라고 하고선 펑크를 냈기 때문이다..
맘은 가고 싶은데..아니 이미 가있는데..
친정나들이를 핑계를 이야기를 해놓으면..
그날부터 남편의 짜증은 시작된다..
그리고 그짜증에 지쳐 결국 손을 들어버리고 주저 앉는 것이다..
남들은 답답하다고 한다..
그냥 무시하고 살으라고...
왜 답답한걸 모르겠는가....
하지만 무시하고 강행하려 하면 아이들이 힘들어한다..
저녁시간이면 엄마 아빠의 다툼에 어쩔줄 몰라하는
아이들을 보면 강행하려던 의지가 꺽이고 마는 것이다..

모임에 다른 미시들은 놀랄만큼 잘도 나와다니는데..
때론 그들은 어떻게 저리 살수있을까 신기해할때도 있다..
한번이 힘들지 담부턴 쉬울거라고 충고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
그나이에 무슨 팬클모임이냐고..
그여자에게 그모임은 단순한 팬클모임이기보다,
아이들이나 남편을 모두 잊고 잠깐이나마 숨을 쉴 수 있는
비상구이기에 가고싶어하고 더 참여하고 싶은 것이다..
넷상에서 알게된 사람들과 적어도 코드가 비슷한
그네들과 함께있음 조금은 숨통이 틀일거 같기 때문이다..
친정식구들과도 멀어지고...
속내를 털어놓을수 있는 사람들이 첨으로 생긴거였다..
몇 년위에 언니들부터, 이십년 가까이 나이차가 나는 동생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여자에게는 꿈이 생겼다..
하나는 어떤식으로든 뭔가 할수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접어두었던 작가의 꿈을 펼쳐보는 것.. 그것이고...
또 하나는 15년 감금생활에서 단한차례도 받아보지 못한 휴가를 받아보는 것이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단 몇일이라도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그꿈이 그냥 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루어질수있기에 꿈일수 있는 그것을 바란다..
남들의 대리체험이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느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그곳에 다가가서 느껴볼 것이다..
그여자는 오늘도 그꿈을 위해 글을 쓰고,
탈출을 위해 계획도 세우고..
꿈속에서는 한없는 비상을 한다..

언젠가 그여자는 자신의 이름이 작가란에 쓰인 한권의 책과,
자신의이름을 불러주는 그친구들과 함께,
자유를 즐기며  세상에의 탈출을 기뻐하고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그런것처럼......

 

안녕하세요...아줌마 닷컴 새내기입니다..

원래 글쓰기를   좋아하던지라..

맘껏 글쓸수있는 곳을 찾아 이곳까지 왔습니다..

부족한 글솜씨이지만, 이쁘게 봐주시구요..

날카로운 감상평도 부탁드립니다..

여러선배님들의 격려와 충고 부탁드립니다...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