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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사를 아시나요?
BY 자향 2004-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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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던 딸래미하나가
철학공부 하다말고 다솔사 스님 찾아가
가시버시되어 산다고
진주시내에 쫘하던 소문속의 다솔사.
무엇일까?
산다는게 무얼까?
스님이 결혼도 한다니....
자랑거리 재원이던 여자가 스님과 산다니...
다솔사란 어휘가 주는 정감때문에
절반은 스무살 호기심으로
어느 뜨거운 여름날 완행기차 타고
절까지 이어지는 울창한 숲길
긴긴 오솔길 걸어가
다솔사와 만났는데..
상상했던 아이들
웃음소리는 만나지 못하고
빨랫줄에 펄럭였을 기저귀도 보지 못하고
대웅전 부처님 지긋한 눈웃음만 만나고 돌아섰었네...
함께 갔던 단짝친구는 애인을 데불고 갔었는데
나와 애인을 위해 잔득 챙겨온 먹을거리로
무거웠던 친구의 베낭을
나몰라라 빈몸으로 탈탈거리며
앞서가는 그 남자애를 보며
난 저런 연애 죽어도 안할거라고...
그로부터 스물아홉해 지나보니..
사랑도 흐르는 물같더라.
죽고 못 산다던 친구는
가난했던 그 남자 떠나
중매로 만난 남자와 알콩달콩 살기바빠 전화도 없고
공주병 단단히 걸려있던 스무살 처녀는
이젠 왕비과로 남아
남편을 왕처럼 모시면서도
머슴처럼 부리며 살고있지...
어디서 어디까지
참이고 거짓인지 가끔은 절망하면서도
다시 시작이라고 마음을 다잡는 여인 되어 사는
이 봄날, 다솔사 - 그곳에 가면
스무살 낭랑한 웃음소리 건져 올 수 있을까?
늙어도 늙어도 늙지않는 마음처럼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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