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는 쪽방에서 신혼을 조용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침에 신랑 보내고 혼자 공기 두개 숟가락 두개 를 설겆이 하고 걸래로 앞으로 한번 뒤로 한번 하면 청소는 끝이죠
찌는듯한 여름도 옥이는 그 작은방에서 한곳만 응시하고 앉아잇습니다
달리 처다볼게 없고 고개 돌릴정도로 방이 넓질 않아서 옥이는 한눈에 다 봅니다 한나절이 지나면 옥인 눈이 튀어 나올것 같은 방에서 방문을 잠그고 교도소 같이 그렇게 앉아 잇습니다
밖에 나갈일도 없구 아는 사람도 없거니와 신랑이 매일 아침마다 출근길에 옥이한테 항상 주의을 주곤 갑니다
"여긴 무서운데니까 나가지도 말구 오줌 마려우면 오강 갖다놓고 해결하고 아무도 문 열어주면 안돼 알앗지? 그리고 누가 도장 빌려 달라면 주지말고 아무데나 나가면 안되 길 잊어버리면 큰일나니까 누가 어디 놀러가자고 말해도 대답 하지말고 따라 나가면 더 안되고 내말 명심하고 잇어 내가 금방 갔다 올께"
옥인 그말에 하루종일 귀는 밖에 잇는데 몸은 항상 어두운 쪽방에 잇습니다
혼자서 엄마와 동생 생각에 울고 그러다 강제로 잠을 청합니다
그래야 시간이 잘 간다는걸 옥이는 알고 있엇습니다
더운여름날 옥인 창문도 없는 그 방에서 하루종일 눈물도 닦고 땀도 닦고 시간도 닦고 지냅니다
'새댁~~"
옥인눈이 커지면서 대답을 한다
"누구세요? "
"아고 잇으면서 꼼짝도 안하네 이리 나와서 말도하고 떡도 먹고 수다도 덜어야지 인형도 아닌데 그러게 하루종일 좁아터진 방에서 혼자 머해?
얼른 나와바 응?"
옥인 가슴이 뛰고 설레인다
어쩐다 옥인 생각을 순간 많이도 한다
나가는가 마는가 대답을 하는가 마는가 금새 신랑이 주문외우듯 아침마다 해주고 가는 말이 귓가에 멈춘다
옥이는 생각한다
'저 아줌마가 왜 나한테 나오라고 그러지? 도장 달라고 그러는건가 아님
정말 심심하고 떡이 잇어서 그러는건가 "
하지만 생각은 순간이고 옥인 열쇠를 열고 나간다
파란 하늘이 눈에 가득차고 뜨거운 여름에 열기가 콧구멍으로 확~들어온다
동네 아줌마들이 그늘에 앉아 정말 떡이며 김치에다 부치기까지 갖다놓고 재미가 늘어진다
"안녕하세요"
"아고 얼른와 이리 앉아 새댁 어디서 왓어 응?어디야 신랑하고 언제 만낫어?"
"아니 어떻게 그리 방안에만 있어? 좀 나오지 그래 언제 결혼한거야 ?지금 임신은 아니겟지?"
하하하 호호호 깔깔깔 ~
지붕위로 하늘이 시끄럽다
여기저기 질문에 옥인 대답을 금방 금방 해버린다
옥인 그래야 저 아줌마들이 친해져서 시간도 잘가고 하루가 재미잇을것 같아서 옥인 열심히 먹으면서 같이 웃는다
한 나절 그렇게 수다떨고 보내니 기분도 좋아지고 시간이 잘간다
아줌마들과 오후에 시장을 따라가 반찬거리를 사들고 오면서 옥이는 좋다
"저녁에 신랑이 깜짝 놀라겟지"
옥인 그 놀랄 신랑의 얼굴이 빨리 보고싶어 걸음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