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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중 할머니 부고 소식에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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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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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사는 남편일기4


BY 쥐뿔 2001-07-04

엠에게는 참으로 많은 통장들이 있습니다..

그녀와 내가 결혼을 하고...
나의 통장으로 첫월급이 들어오던 그 날을 기억합니다..
그날은...
참으로..
스산한 가을날이었지요...
그녀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쥣뿔! 넌 이제부터 매달 너에게 지급되는 용돈 30만원으로 살아야 한닷!"

아... 앞이 캄캄했습니다...

한개에 기십만원에 육박하는 컴퓨터 부속품도 꼭 두개씩 사서 동생이나 아버지께 인심을 쓰던 제가 아니었습니까?

그리고.. 맨날.. 지갑에는 만원짜리가 넘쳐 흘렀고...
그 지갑의 주위로(자세히 말하자면.. 넘쳐 흐른 그 만원짜리들의 냄새를 맡고) 몰려든 후배와 동기녀석들 속에서.. 저의 부가 쌓아왔던 그 인간관계의 높고 견고한 탑이 일순간 무너질것을 감지했던 그 불행했던 가을날....

그러나...
뒤이은 그녀의 말은 저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던져 버리다못해 그 입구까지 봉하고 말았지요.

"그리고.. 잊은게 있다..너와 도련님 휴대폰 요금...10만원 그리고 차 기름값 15만은 거기서 자동이체된다...그리고.. 물론.. 그 이외에 니가 카드로 긁는 모든 것도 다아.. 너의 그 통장에서 자 동 이 체 된다...그러니까 니가 기름값 15만원 이외에 카드를 조금이라도 허투르 쓰게 되면 너의 점심값 50000원도 일순간 날아가버린다...알았니? 짓뿔...."

그리고.. 그녀는...
뒤이어
제가 결혼전에는 그 존재여부조차 알 길 없었던 수많은 예금통장들을 선보이더군요...

"이건 근로자 우대저축... 한달에 오십만원씩.. 넣어야 해...그럼, 우리가 삼년뒤에는 쏠랑 쏠랑..."

"...."

"그리고 이건... 무배당 저축 보험... 이건 한달에... 삼십만원씩...그래서 오년뒤에..."

이렇게.. 그녀가 내 앞에 펼쳐보인 통장은 무려 네 개...
한달에 100만원을 상회하는 돈이 아닙니까?

저의 월급은... 150만원...

아~~~~~~~~~~~~~~~~~~~~무섭습니다..
그녀는... 그날부터.. 먹지도...입지도..않고.. 오로지 돈모으는 재미에 일생을 바친 여자처럼.. 살더군요...

인생은 그렇게 사는게 아니라고..
그녀를 애걸도 해보고..
나중에 떼돈을 벌어주겠다고 공갈도 쳤지만...
그녀는 속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엠이.. 제가 몇 달 동안...
사사로이 카드를 쓰고.. 카드값을 빵꾸내자.. 아예... 통장 직불 카드며.. 모든 카드를 압수하고 기름도 넣어주고.. 밥도 불러다 해주고.. 돈이라곤 한 푼도 안줍니다...

저는 요즘 초등학생입니다...
준비물이 있으면 엠에게 손목이 잡힌채 질질 끌려가서 눈 앞에서 허락맞고 사야하는...

언제쯤...
저에게도 자유가 올 까 요?
제가 돈을 얼마쯤 벌면...
엠이 제 카드들을 돌려줄까요?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