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주 4.5일 근무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99

오월에 띄우는 편지


BY 조약돌 2004-05-12

보고싶은 친구야

 

싱그러움과 왠지 모를 희망으로 가득하던 오월이

너로 인해 이젠 아픔의 오월이 되었단다

네가 이세상 태어난날

너의 결혼기념일

또 네가 갑자기 홀로 아파하며 이세상 떠난간날

이모두가 얄궂게도 다 오월에 들어 있으니.....

 

일주일만 있으면 벌써 네가 떠난지

두해가 되는구나

지난해 그날은 엄마와 내가 전화 붙잡고

그저 오랫동안 울기만 했어

 

여기 나오셔도 아직 가슴이 떨려서 나를

볼수 없으시단다 네생각에.....

나역시도 마찬가지라 마음만 아팠는데

엄마도 연세가 있으시고 네가 없을수록 내가 따뜻한

식사라도 대접해 드려야 하기에 이젠 만나 뵈야 하겠지

얘기를 들어보니 너를 유난히 예뻐하시던 아버지가

큰딸인 너를 보내고 엄마보다 더 가슴앓이가 심하신가봐

 

나를위해 몸에 좋다는 영양제는

왜 그리 많이 사다 날랐니?

약을 먹을때마다 네 생각이 나면

"이거 다 먹고 나면 누가 나 영양제

사다주지"  그말 한마디로

모든 그리움을 다 덮어버리곤 한단다

 

이 촌스런 내친구야

 

생각해보니 우린 참 촌스런 취향도 같았어

번듯한 음식점은 둘이다 거부하고

그저 시래기해장국 뼈해장국 콩나물해장국.....

술도 못하면서 왜그리 해장국만 좋아 했는지 몰라

그런곳에 가서 음식을 먹어야만 편했잖아

그러면서 오랫동안 외국에 살면서 모든게 다 변했지만

그 촌스런 토종 입맛은 남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하며 웃었잖니

 

또 생각나니?

싸움을 해도 꼭 잠만은 함께 자야 되는줄 아는

고지식한 우리 남편

네가 여기 나와 우리집에 머무를 때에는 으례 자기

혼자 자야 되는줄알고 말잘듣는 아이처럼  일찌기

잠자리에 들곤 했잖아

너 한테만 특별히 배려 한다는거 너도 알고

우린 좋아서 밤새 호호 거렸지

 

언제 지을지도 모르는 전원주택 열심히 말로

설계하는라 새벽을 맞기도 했고

또 황토흙으로 원룸을 지어 안채랑 통할수 있게

만들어서 나를 보고 싶을때에는 네가 언제든 와서

머물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도 했었지

 

엊그제부터 네가 떠난후 누구 에게라도 소리치고 싶었던

속상했던 마음들 아무데나 낙서처럼 써 놓았던 것을

조금씩 정리 하고 있단다

혹시 아니 너는 가고 없어도 먼후일 내가 황토방 만들었을때

우리들의 아름다운 우정이야기 너 대신 옮겨다 놓을지........

 

그런데 왜 나이가 들수록 자꾸 눈물만 많아 지는걸까

오늘처럼 이렇게 흐리고 비오는 날에는 더욱더~~

그래도 네가 나에게 거의 일방적으로 쏟아부었던 우정

헛되지는 않았나봐

너를 이렇게 매일 매일 그리워 하는 나를 보면

 

지금 컴에서는 처음 이노래 듣고 배우겠다고

수안보 온천갔을때 노래방에서 한시간 동안

이 한곡만 부르며 너랑 연습했던

"사랑을 위하여"가 흘러 나오고 있단다

요즘은 잘 안듣는 노래인데 오늘은

네가 생각나서 그냥 한번 틀어봤어

 

지금도 생각하면 우습지

콘도에서 옥수수 한자루 삶아 놓고

배 두드리며 먹던 그때가

네가 떠난 그날이 오면 하고픈얘기

하나도 못하고 그저 마음만 아플것 같아

네가 그리도 좋아했던 아컴에 대고

이렇게 홀로 앉아 생각나는대로

주절이고 있단다

 

그리운 내 친구야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