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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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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BY 동해바다 2004-04-27



    "꼬옥끼요~~~~~~"

    "뻐꾹~뻐꾹~~♬"

    이른 아침부터  곤히 자는 남편과 나를 깨우는 폰 알람소리입니다.
    정확히 다섯시 반이면 울리는 기계속 동물울음은 아무리 깊게 잠들었어도 
    나를 반사적으로 일어나게 만듭니다..
    물론 시끄러운 소리에 아이들 깰까봐 얼른 일어나는것도 이유중의 하나이구요..
    부지런한 남편은 새벽운동을 할때마다 나를 깨우곤 했는데
    아침잠이 많은 저는 퍼질러 자곤 했지요..
    "내게 더 잘수 있는 자유를 달라" 하면서....

    한달하고도 하루째...
    상큼한 느낌을 받으면서 어머님을 모시고 있는
    절로 발길 향합니다.
    부처님 전에 예를 드리고...
    어머님 영가 전에 삼배 마치고 나오는데 십여분....
    바로옆 관동팔경의 하나인 "죽서루"를 거쳐 삼척의 젖줄 오십천을 거슬러
    예술회관을 몇바퀴 돌고 집에 오기까지 40분 걸립니다.
    어머님을 절에 모셔놓고 이렇게 오늘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40여분을 
    산책합니다.

    단비가 혹 해가 될까 싶을 정도로 많이 내리는 오늘...
    어김없이 집을 나섰습니다.
    대신 차를 가지고 갔지요..
    시내에 위치한 죽서루와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하고 있는 절입니다.
    죽서루 대숲.....
    키 큰 대나무들이 이웃한 절에게 삐죽 상반신을 내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 하나 눈에 담아 발길 뒤로 합니다.

    "한바퀴 돌까?" 하는 남편의 말에 당연히 내 대답은 오케이지요..
    점점더 이곳을 사랑하게 되는 이유....
    원하는대로 바다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오는 날, 바람부는 날의 바다는 우리들에게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우와.....어머어머.....크.......세상에......
    온갖 감탄사는 다 갖다 붙이면서 그렇게 매일 보는 바다를 보고
    연발 놀라고 있습니다.
    엄청나게 쎈 파도는 해안까지 밀려옵니다.

    "차가 한 대도 없네"

    "골빈 사람들이나 새벽에 오지 누가 오냐"

    그런가?????
    그럼 우리가 골빈 사람들인가???

    지대가 높은 해안가에 잠시 정차하고 바라보는 곳....
    멀리 동해의 추암촛대가 보이고 북평항이 보입니다.
    해송은 바닷바람에 꺽일듯 꺽이지 않는 초연함을 과시하며
    흰띠 하나 없이 잔잔했던 바다와는 천지차이...
    멀리서부터 너울은 점점 내게로 다가 옵니다.
    남편의 달라진 모습 그리고 노력하는 저의 모습에서 아이들의 편안함을
    볼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헌데....
    겉으로는 편안해 보일지라도 사알짝 얼룩져진 내마음의 상처가 나를 괴롭힙니다.
    너울처럼 크게...크게 아주 크게 말입니다..
    괴로움은 시간이 흐르면 치유가 되리라 자위해 봅니다.
    차창에 흐르는 빗물을 밀어내는 윈도우블러쉬처럼
    내 삶의 얼룩을 깨끗하게 지워 없애야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얼룩일지라도 내게는 커보이는 흠이니까요...

    성난파도든...잔잔한 바다든 마냥 좋아라 하는 나를 위해
    남편은 음악을 틀어줍니다.
    그리고는 나가서 자판기커피 두잔을 빼내 옵니다.

    "여사님 커피 드시지요"

    오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에휴....술만 아니면 이리도 좋은걸.....술이 웬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