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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날때도 되었으련만~
BY 리 본 2004-04-26
천방지축 리본... |
어제 디카조선 동호인모임이 있었답니다. 아침 여덟시 삼십분까지 장안평역 6번출구에 모여서 봉고차를 타고 경기도 가평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에 다녀 왔답니다. "이제 내가 살면 얼마나 살겠니?"하시는 엄마 같은 언니를 모시고 가는길에 행여 객식구가 끼어 분위기 이상해지면 어떻하나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도착해보니 속속 일행이 오셨는데 언니연배의 동호외 회원님들도 오셔서 다행이다 싶은 마음으로 합류해 봉고차에서 회장님 사모님께서 새벽 4시에 준비하셨다는 김밥을 맛있게 먹으면서 가평인데 좀 멀다 싶은 아침고요수목원엘 갔습니다.. 가서 순서에 입각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의 발단은 돌아오는 길이 였습니다. 몇몇차에 일행이 가는방향에 맞데 차를 안배해 탔는데 언니와 나는 개봉동에 사는분의 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곳이 인천인데 개봉역에서 내리면 집에 오기 편해서 그분의 신세를 지게 된것입니다. 올때도 그분의 차를 타고 왔는데 갈때도 신세를 지니 송구스런 마음과 고마운마음을 주체하지 못한채... 그리고 함께 동승하게 된 분이 이번 모임을 위해 대전에서 올라오신 분이 였는데 사당역부근에 지인이 있으시다고 잠시 뵙고 내려 가신다고해서 함께 차를 고 왔답니다. 그쪽에서 오는 길은 일요일은 원래 정체되는게 예사잖아요. 운전해주시는 분이 다행히도 지리를 잘 아시는분이라 이리저리 비교적 차가 안밀리는 길을 선택해 왔는데도 시간 무지하게 걸리드라구요. 그러니깐 차엔 남자 두분과 우리 자매둘 이렇게 단촐하게 타고 온거지요. 대전 사신다는 분 차에 타서 명함을 건네 주시더군요... 어떻게 함자라도 자세히 볼까하고 이리저리 눈을 굴렸지만 이미 땅거미가 내리고 달리는 차안도 어둑하고해서 명함을 받아 잠바 주머니속에 넣었답니다. 장장 두시간반동안을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조잘조잘... 언니랑 이야기하다가 어찌어찌해서 이야기의 방향이 교사체벌로 흘러... 선생님에게 박박대드는 아이들 그리고 걸핏하면 자살하는 선생님들의 자질을 나무라며 "도대체 아이들이 무얼 보고 배우겠냐고 우리 학창시절때 매맞은 이야기와 그래도 옛날엔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때리진 않았다고... 요즘은 선생님의 개인감정을 아이들에게 화풀이식 체벌을 가하는것 같다고 선생의 자질을 탓하기도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면서 어느새 사당사거리까지 왔답니다. 대전사시는분은 한말씀도 없으셨고(조수석에 앉으셔서 근황을 알 수 없었습니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니 친구분과 휴대폰 통화 몇번 하시더니 사당사거리 건너 첫번째 횡단보도 지점에서 내리셨습니다. 오늘 만나서 즐거웠단 인사와 조심해 내려가시라는 석별의 인삿말을 나눈 뒤 헤여지고 몇십분후에 개봉역에 도착했습니다. 운전해주신분에 역앞까지 태워다주셔서 정말 고맙게도 편히 올 수 있었답니다. 전철역사로 들어가기전에 잠바에 손을 넣으니 손에 잡히는게 있어 커내 보니 아까 받은 대전사시는분의 명함이 였습니다. 한문으로 된 명함이였는데 하루일정에 지쳐서 게슴프레한 눈을 크게 뜨고 있어 보니... 대전모고등학교 교사... 김누구누구.. 순간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는게 아니겠습니까? 아까 차안에서 자질없는교사 이야기를 꺼내고 사감으로 아이들을 때리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했었는데... 앞에 앉으셔서 그 이야길 다 듣고 계셨던 선생님의 마음은 어떠셨을까요? 그렇다고 없는 이야기 한것은 아닌데 그렇게까지 미안할 필요는 없다고 언니는 위로를 했지만 공연히 송구스러워지는 마음 금할길 없었답니다. 지명의 나이를 먹고도 아직도 천방지축인 리본... 자나깨나 말조심해야 겠습니다. 대전에 사시는 김선생님, 선생님께선 학생을 마구잡이로 때리시는 폭력 선생님은 아니시죠? 혹여 어제 기분 얹짢으셨다면 용서해주세요. 70년대 뮤직을 선물로 날립니다. 린앤더슨의 스노우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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