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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신 엄마곁에


BY 김효숙 2004-04-26

하늘에 계신 엄마곁에
이름 : 김효숙
날짜 : 2004-04-26 17:12:11  (IP : 220.118.19.99)
조회 : 5
홈페이지 : http://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유난히 보고싶은 우리 엄마
지금쯤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나무들은 봄비를 맞으며
살랑거리는 춤을 추는데
왜 나의 마음은 이렇게 엄마가 보고싶어
눈물이 나는지 몰라요
엊그제 벌써 수술한지가 일년이 되어
다시 방사선 치료를 받았지요
나에게는 찾아오지 않을것 같은 일들이
나의 몸과 마음을 무겁게 하였지만
늘 씩씩하게 잘 견디어 왔지요
그런데 식이요법이란게 여간 힘든게 아니었어요
 
방사선 치료를 받는 다던 날
생각보다는 아주 소량의 동위원소 약을 먹고
사진을 찍었지요
바라보고 싶지 아니하여 눈을 감았어요
눈을 감으면 생각나는 엄마가 무척이나
보고싶었어요
 
순간 어릴적 엄마의 딸로 돌아가 보았어요
학교에 다녀오면 앞 냇가를 지나 논뚝을 지나면
건너밭에 엄마는 하이얀 수건을 쓰고 고추밭에 계셨지요
땀흘리며 풀을 뽑고 계신 엄마에게 효도하고 싶어
시원한 물을 양은 주전자에 하나가득 들고가 드리면
엄마는 아이구 시원하다 하시며
우리 착한 딸하며 예뻐하셨지요
어느때는 보이지 않는 산등성이 아래 밭에서
완두콩과 가지 감자밭에 풀을 뽑고 계신 엄마를 생각하며
단숨에 뛰어가다 빨간 산딸기 한 종재기 따 가지고 가
흐르는 샘물에 씻어 드리면
엄마는 아이 맛있다 하시며 한숨 돌리시곤 하셨지요
엄마가 풀을 뽑는 동안 나는 산속에 들어가
산나물도 뜯고 새콤한 싱아도 뜯고 찔레도 꺽어 먹곤 했지요
엄마는 나에겐 가장 큰 사랑과  따스한 마음을 주신
이세상에 가장 귀하신 분이셨지요
 
병상에 누워있지 않고 잠깐의 영상 사진을 찍는 순간
슬퍼하지 않고 엄마와 함께했던 순간들을
아름다운 필름으로 돌려보는 시간은 너무나 행복했지요
 
의사선생님이 움직이면 안된다고 했는데도
왜 엄마 생각하면 이렇게 눈물이 쏟아지는지
소리없이 눈물이 주르르 귓가를 타고 내렸지요
 
목에서 가슴으로 소리없는 흐느낌속에
당신이 마지막 가시던 아름다운 하이얀 국화꽃속에
잠드신 모습을 기억했어요
 
나 어여 천국에 가야해 하며
나즈막하게 말씀하시던 그 음성이 귓가에 들려
눈물을 멈추었습니다
 
엄마 천국에 가신다고 하셨잖아요
그곳엔 아픔도 힘든것도 없는 오직 엄마가 사랑해 주고 싶은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 잖아요
 
예수님의 사랑을 닮아야 한다고 늘 말씀하시던
사랑이 많으신 우리엄마
 
거지가 오면 언제나 나즈막한 나무 징반에 수저와 젓가락을
가지런히 놓고 짠지 하나라도 얌전하게 밥을 대접하던
당신의 그 고운 손길이 기억납니다
 
사람은 누구나 귀하단다
거지가 되고싶은 사람은 이 세상엔 아무도 없단다
모두를 사랑해라
늘 나보다 남을 낫게 생각하라는 엄마의 그 사랑은
제가 이렇게 나이를 먹어도 기억됩니다
비록 엄마의 그 사랑을 따라가지는 못해도
늘 닮아 가려고 생각합니다
 
궂은일하는 사람들이 있어 저는 이렇게 편하게 지내지요
엄마
비가 내려 바람도 함께 불어요
이시간에도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척 추울텐데
따끈한 커피 한잔 타 가지고 나가야겠어요
이 모두가 엄마가 딸에게 주신 마음이잖아요
엄마 고맙습니다
이웃을 사랑할수 있는 마음을 주셔서요
혹시 이 봄바람 타고 우리집 창가를 두르려 주시지는 않으실래요
엄마보고 한번 웃어 보고 싶어요
행복하다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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