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말이지만 미치겠더이다.
내 속에 일어나는 작은 맘 다칠까 염려 하며 부지런히 자판에 찍힌 글줄 읽으면서도
두 볼 타고 흘러 내리는 눈물을 거둘 수가 없더이다.
겹겹이 둘러 쳐진 언어의 장벽 앞에 더이상 순수했던 나는 없고, 황당한 기대치가 불거져 나와 행여 누군가 따뜻한 발길 없으셨나 하루에도 수도 없이 물리고 물린 겸허한 기다림에 애가타 나도 모르게 컴퓨터 모니터를 못살게 만들더이다.
그러다, 실망어린 숫자 놀음에 분노와 서운함과 허탈함이 나오더이다.
첨엔 조무래기 글 줄에 세심한 인정 남겨 준 게 고마워 그 재미에 눈이 돌아가더니
그 담엔 얄팍한 경쟁어린 이기심이 눈치없이 자라더이다.
나를 감추고 님들이 좋아할 만한 글로 여백이 채워지면서, 갈수록 반듯함에서 들어나는 깊은 맛이 나는 글을 원하는 분위기가 감당키 힘들더이다.
아이의 칭얼거림을 뒷전으로 물리고 항상 우선시 되는게 자고 일어나면 곱절은 커져있는 조회수와 답글에 대한 궁금함이 아침 설거지 물리지도 않은 채 책상 머리에 앉게 만들더이다.
원없는 관심도 받아봤고, 여기저기 후미진 골목 누비 듯 님 들의 방을 기웃거리기도 했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고마움도 느꼈지만 결국엔 이게 아니다 싶더이다.
홀로 우둑커니 내 글에 달리는 님들의 숫자에 민감해져 울기를 여러 날.
나설 자리가 아니었다는 확신에 몇 번을 망설였지만 차마 용기가 나질 않더이다.
휑한 기운을 느끼며 배웅없는 이별을 고하면서도 미안하고, 염치없음에 '안녕'이라는 글줄도 남기지 못하겠더이다.
수치스러운 부족한 글 솜씨가 억지로 내침을 져버릴 수가 없기에
준비되지 않은 섣부른 시작에 뒤 늦은 비통함을 느끼며 홀연히 사라졌더이다.
떠나면 편할 줄 알았더이다.
하지만, 내 짐을 내려 놨는데도 님들이 그리워 그 잔정어린 글줄이 그리워 밤마다 긴 육신 내려 놓지 못하고 바둥거리더이다.
보고 싶어서, 사이버 인물이지만 진정코 수화기로 내뱉는 대화가 그립더이다.
허나, 나 떠난다고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더이다.
수시로 올라오는 글 줄은 여전하고 떠나는 자도 잊혀진 자도 흔적도 없더이다.
그냥 사라지면 그만인게 현실이더이다.
못내 떠나 있으면서도 그 서운한 관심에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그 목메이는 서글픔을 눈꼬리에 달고 다시금 내미는 글줄의 이유는
그래도 잠시나마 인연이었다는 생각에 그간 감사했고, 고마웠다는 말을 남기지 않은게 큰 짐 진 듯 무겁게 만들기에 어려운 발자국 남김을 용서하시기를...
지금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잊혀진 사이버 이름이지만 답글 달아주신 님들의 따뜻함을 기억하고 있기에 그나마 위안을 가집니다.
부족한 전 사라졌지만 님들은 늘 좋은 글로 따뜻한 온기를 주시길 기대하며
이젠 다신 돌아오질 않을 발걸음을 내밀며 안녕이라 고개 숙여 인사합니다.
그토록 한 번은 불러보고 싶었던 말
"언니, 고마웠어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