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렇게 우울해야 하는 까닭을 모르겠다.
날씨는 말 그대로 너무나 화창하다.
아파트 건물 사이로 아름드리 목련이 고운 자태를 자랑한다.
언젠가 나는 그런 목련을보고 숭고하다 우러르며 감탄한적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렇게 아름답던 목련이 하나도 기분좋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목젖까지 치밀어오는 우울한 감정이 남아 있을뿐이다.
가정에 크게 나쁜일도 없다.
긴 세월 살아오는 동안 큰 소리 뻥뻥치던 시집식구들고 모두 종이 호랑이가 되어버렸고
남편이 하는일도 어느정도 안정이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고 내 딸아이의 건강이 많이 호전되었다.
아이는 그 나이답게 생들 생들 웃으며 학교 생활에 여념이 없다.
엊그제 그린 과학 상상화도
영어 경시대회도 모두 좋은 성적이다.
그리고 아이는 밤을 밝혀 공부에 여념이 없다.
코피까지 흘려가며 공부에 전념한다.
내 주제에 이런 딸이 어떻게 나온담.
어찌보면 그런대로의 평화가 이어지는 샘이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해야 하는가.
문득 나이를 돌아봄에
아이들 기르느라 썪어지는 바람에 내가 늙어가는것을 알지 못했다.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거울속의 나는 중년이 아닌 기울대로 기울어버린 노파가 되어버린것 같다.
어느새 50 이라는 나이를 향하여 돌진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이들이 어린 관계로 내 나이를 일곱살인 막내딸 나이에 맞추어 어린 아이로 착각을하며 살아왔다.
휴~
아이들 치닥거리에 온몸이 쏙쏙쏙 쑤시고
흰 머리는 둘,네 ,여섯, 여덟, 열로 늘어나더니
이제 열, 스믈, 서른,..... 식으로 늘어난다.
얼굴은 지렁이가 기어가는 흔적이 너무나 완연하다.
아!
참으로 무상하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