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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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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 구출작전!'-프롤로그


BY 카리스 2004-04-05

 16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평범한 아줌마'가 스스로 '마음의 출판사'를 열어 '책'을 썼습니다.

물론, 책을 쓰는 '종이'는 '에세이 쓰는 방'이고요*^^*

 

프롤로그

 

 여성의 생은 참으로 고단하다. 남성도 그 피곤함의 과중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많겠지만 본인은 여성이기에, 아이엄마이고 며느리이고 한 남성의 아내이기에 철저하게 여성을 위해 글을 썼다. 글을 뭉뚱그려 남성도 잘 하고 여성도 잘 해야 한다 하는 뜨뜻미지근한 내용이 아닌 ‘한국의 여성들, 아이엄마들, 아내들, 며느리들’ 이 네 가지 시각으로 솔직하게 바라보고 느낄 수 있고 체감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안들로 내용을 이었다.

한국 여성들, 냉정하게 말해 남편이 되는 당사자와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시집식구와 결혼한다. 정말 모순 된 ‘현실의 진실’이다. 결혼 생활에 들어서면 즉, 신혼 여행 갔다 온 바로 그 다음날부터 남편은 ‘연애 시절의 남편’이 아닌 ‘시집 식구 중 한 사람’이 된다. 어차피 신혼 여행이라는 것은 부부 두 사람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도 개입 될 일이 거의 없지만 ‘결혼 생활 요이-땅!’ 하면서 갑자기 양 쪽 식구들이 많이 존재하게 되며 숱한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결혼 전에는 모든 문제를 연인관계에 있는 여성과 남성이 둘이서 동등하게 의논하고 해결하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결혼 후에는 남편 쪽 아내 쪽 가족들이 일상생활의 거의 전부에 관여하게 되면서 어려운 일이 수 없이 발생한다는 것. 연애 시절 연인인 여성을 지극히 감싸주고 존중해 주던 남편의 모습은 결혼과 동시에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것에 대해 아내들은 상당한 ‘생의 혼란’을 느끼며 갈등의 하루하루가 이어진다. 물론 어떤 남편들은 그러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그 노력을 어떻게 표현하고 행해야 하는 지 몰라 아내와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곤 한다.

 한국의 결혼 제도 상 많은 여성들이 ‘시댁과의 갈등’이 걱정되어 결혼을 꺼린다는 통계를 접한 적이 있다. 그만큼이나 부부의 갈등을 야기 시키는 주범으로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문제이지만 남편들은 그다지 ‘심각하다’고 체감하지 못하며 설령 인지하고 있다 하더라도 ‘머리 아프고 피곤해서’ 생각하기도 싫어하는 골치 덩어리 숙제인 것이다. 이것저것 신경 쓸 것 없이 이런 약속 하나만 결혼 전에 확실히 선서하고 결혼 생활을 시작하기만 해도 갈등이 줄어들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냐 하면 아내인 며느리에게는 시집 식구가 어렵고 불편하며 남편은 처가 식구가 역시 불편하고 서먹서먹하다. 또한 자신의 가족이 소중한 것처럼 배우자의 가족도 정말 소중한  존재이다. 새 학년 새 학기가 되어 처음 맞이한 짝꿍, 참 긴장되고 불편하다. ‘이 친구에게 어떻게 인사를 해야 좋아할까?’, ‘어떻게 말을 걸지?’, ‘이 친구는 앞으로 나를 좋아할까, 싫어할까?’ 등 등...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그 심정은 모두들 알 것이다. 그러다가 책상 한 가운데에 금을 죽 그어 놓고 그 선을 넘어 온 지우개의 반을 뭉텅 자르기도 하고 “야! 니가 뭔데 내 걸 자르냐?”하면서 퍽 퍽 다투기도 하고 점심 시간에 도시락 뚜껑 훌렁 열어 놓고 머리 맞대고 밥도 같이 먹기도 하며 또한 체육 시간에 온 힘을 다해 100미터 달리기를 하며 ‘1등 내기’를 하기도 하면서 점차 시간이 흘러 그 짝꿍과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된다. 좀 더 빨리 친해지는 지름길은 ‘순리에 맡기는 것’. 순리에 그저 맡긴다고 노력을 전혀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마음을 평온하게 가지다 보면 노력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부드

럽게 우러나온다는 것이다. 빨리 친해지려고 강박관념을 가지고 서두르지도 말고 시간의 흐름에 맡기는 것인데 말은 쉬워도 행동에 옮기는 것이 너무나 힘든 일이기에 선뜻 시도하려

고 하지 않는 것일 것이다, 새 짝꿍과 친해지기도 전에 “야! 너는 왜 나한테 잘 못 해 주냐? 나 싫어하냐?”라고 강요한다  면 그 두 명의 1년간의 학교 생활은 어떨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 시댁과 처가를 ‘새 학년, 새 짝꿍’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한다. 짝꿍을 맞이한 상대로서는 서로 서먹하고 불편하다. 남편에게는 익숙하고 사랑하는 가족인 시집, 아내에게 또한 익숙하고 편한 친정, 본인에게는 한없이 편한 대상이지만 상대에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려운 대상이라는 것을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이해하자는 것이다.

 부부끼리 서로의 가족에 대해서 상처받았을 때 팔불출처럼 보이더라도 감싸주고 위해준다면 ‘양쪽 가족과의 갈등’은 절반은 이미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나머지 절반은 그네들을 받아들이는 가족들의 몫이다. 그렇게 감싸주다 보면 크게 벌어질 일도 그냥 사그러들고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일거양득인데 그 단순한 문제를 진지하게 배려도 못하고 ‘니 가족, 내 가족’하며 다투다가 큰 일들 많이 낸다. 어차피 남편과 아내로 인해 만나게 된 가족들. 서로서로 존중해주며 살자. 

 본인이 책을 통해 언급하고자 하는 내용은 여성들의 고충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해결점을 작게라도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여성이 결혼하여 임신을 했을 때 겪게 되는 많은 애로사항을 통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연결했고 여성들 스스로가 ‘이렇게 했으면 한다’를 간접적으로나마 이야기했는데 이 책을 읽는 여성들, 특히 몸과 마음이 힘든 우리 임신부들이 마음에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 “어머, 나랑 똑같은 고민이 있네...”, “어쩜, 내 마음을 읽는 것 같다...”라는 공감대만이라도 느낄 수 있다면 이 책의 목적은 수월하게 달성된 셈이다. 마지막으로 하나. 연애 시절 그렇게도 사랑스럽고 소중했던 그 여인, 그 여인이 바로 지금의 아내이다. 동일 인물인데 남편들은 마치 상이한 인물처럼 생각하고 대하니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 ‘한 시라도 안 보면 보고 싶어 못 견딜 것 같았던 귀여운 여인’이 결혼생활을 하면서 부딪치는 경제적인 문제, 육체의 피로, 임신과 출산, 육아로 쉴 새없이 이어지는 부담감, 남편과 양 쪽 가족으로 인한 마음의 갈등 등으로 지치고 찌든 모습으로 변했다는 것이 얼마나 가엽고 불쌍한가? 이런 점에서 남편들은 아내에 대한 동정과 연민의 마음을 정말 잃지 말았으면 한다. 또한 아내가 ‘모든 면에서의 능력’이 있든 없든 공격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존중해주도록 하자. 그 누구보다 아가씨 때의 싱그러움과 활기와 자신감, 예쁜 모습을 간절히 그리워하는 건 바로 아내 자신들이다..

 본인은 다음 책에서도 여성을 위한, 여성을 이해하는 글을 열심히 쓸 것이다. 부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승리하는 여성들이 많이 있길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