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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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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BY 봄처녀 2004-03-27

얼마전 우연찮게 아파트 시세를 물었다가 우리층을 원하는 이가 있어 예정에도 없이 집을 팔

 

게 되었다.그리고 내년 봄쯤 이사가려고 마음먹었던 곳에 계약을 했다.집을 팔고 사고 하는

 

일이 3일만에 치뤄졌으니,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은 셈이다.

 

이사를 가게 되니,가족들의 감회가 모두 다르다.

 

지금 살고 있는 동네가 싫었던 나는 너무 좋아 잠도 못잘 지경이고,유난히 모든 것에대한 애

 

착이 심한 남편은

 

"그래도 이곳이 우리 얘들 셋이 다 태어난 소중한 곳인데,갑자기 뜨려니 너무 서운하다.여기

 

가 그래도 터가 좋은 곳이야.생명을 셋이나 주신 곳이잖아 "하며 씁쓰레하게 웃는다.

 

마지막으로 울어머니는 영 반응이 뜨악하시다.

 

지금 집은 13층이고 앞이 툭 트여 눈 앞이 훤한데,이사 갈 곳은2층이라 답답하시다고 한다.

 

그래도 손주들 학교 다닐 거 생각해서 양보해주신다 한다.

 

시큰둥해 계신 어머님 땜에 좋은 내색도 못하고 숨죽이기를 며칠,어머님께서 내 옆에 조용히

 

앉으신다.

 

"왜요,어머님"

 

"애, 우리 이사할 때 세탁기 바꿀까?쇼파도 천갈이 좀 하고."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 했다.그래도 새 아파트로 가는 게 마냥 싫진 않으셧나 보다.요즘

 

도 옷정리를 하신다,그릇을 버린다 하시며 한달도 더 남은 이사 준비를 혼자 하고 계신 어머

 

니,나만큼 들떠 계신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