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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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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aada 2004-03-13

시린 냉기가 느껴지는 방, 한 방에 오글오글 네식구가 몸을 부딪혀 잠들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전기세가 많이 나올라 걱정이 태산입니다. 그래서 여길저길 아이들 뒤를 쫓으며 불꺼라 신신 당부입니다. 나는 그것이 또 못마땅합니다. 전기세보다는 잔소리에 눈치보는 잘은 아이가 될가봐 마음 조립니다.젊은 것들 사는 모양새가 영 마음에 들지 않을겁니다, 할아버지는.젊은 나  또한 그 할아버지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속으로 꽁공 마음을 앓으면서 표시내지 않습니다. 어찌됐든 할아버지의 삶을 인정해야 합니다. 살아오신 지난 날을 이해해야 합니다.그래서 가끔 할아버지께 부루퉁한 얼굴을 내미는 아이들을 혼냅니다. 그것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삶의 처세입니다. 지금 우리는 한 시대를 함께 살아내고 있지만 그러나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전혀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동안 살아 낸 연륜에 따라 제 몫의 삶의 잣대로 얘기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할아버지와 엄마와 아들은 함께 살 수 있습니다. 

 티브이를 통해 라디오를 통해 전달되는 정치는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정말 슬플겨를이 없는 우리를 이렇게 또 마음 조리게 만듭니다. 서민들의 삶이 그들로 인해 우스워지는 것 같아 쓸쓸 합니다.

 아침 밥상에서 주름진 얼굴의 칠순이 지난 할아버지가 수저를 들면서 혼잣말처럼 한 마디 하십니다.

 " 가정이나 나라나 잘하든 못하든 가장을 흔들면 안된대이."

 " 기둥이 흔들리면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거라" 하십니다.

 " 그저 어려울 때는 다 참고 기다려야 재." 

  젊은 나는 그 말이 가슴에 콕 와 박힙니다. 그러나 그저 지날 젊은 것이 아니라 속으로 댓거리를 해봅니다.

 '요즘 세상에 가장이 어딨고 기둥이 어딨나.'

 흘깃 축 늘어진 어깨로 하루하루를 맥없이 보내고 있는 남편을 곁눈질해 봅니다.

  사람 하나 하나 모두 소중합니다. 모두가 소중한 사람들, 그들의 생각 하나하나가 또 귀합니다. 그래서 세상은 늘 시장통처럼 시끌벅적한지도 모릅니다.그러나 그렇게 두서없이 혼잡하고 분비는 시장통은 오랜 세월을 우리곁에서 버뎌냈습니다. 어쩌면 우리를 지켜 온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나는 믿자고 합니다. 우리 모두를. 이런저런 많은 말 속에 그래도  정만큼은 남들 못지 않느냐고 그렇게 눈짓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