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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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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에서 돌아온 남편의 탄식과 칭찬?!


BY alice 2004-03-10

"신부가 이뻐?"

"결혼식은 잘 했어?"

쉴새없이 질문을 퍼부었다.

아이들도 아빠와의 만남에서 들떠

내게는 남편의 차지가 저녁 늦게서야 돌아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동부에 사는데

남편의 제일 친한 대학동창이 서부에서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우정은 때론 아기자기한 생일 선물과 카드에서도 나타나기도 하고,

때론 몇 달씩이나 연락을 끊었다가도

언제였냐는듯 전화를 몇 시간씩이나 즐기는 남자들이다.

 

이제 40이 가까와지는 이 나이에도

혼자인 생활을 잘 꾸려가기도 하고

새로 사귀는 여자 친구에 대해서도 잘 전해주기도 했다.

그래도 남편은 아이들 얘기가 무슨 자랑인 것처럼

하지않으려고 미안해하며

친구의 늦은 결혼을 걱정했다.

 

그런데 지난 연말부터

이메일에 예쁜 아가씨의 얼굴이 뜨는 거였다.

아~~하

이번에는 진짜로 하려나보다..

바람둥이도 아닌데 왜이리 오래걸리나 참나~~

 

결국에는 날짜를 잡고

남편을 베스트 맨으로(남자 들러리) 떡 잡아놓고는

연락이 왔다.

 

이런저런 고민끝에 남편만 혼자 보내기로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

남편은 신랑의 결혼준비 쫒아 다니느라 바쁠텐데,

피로연에서 춤도 여자 들러리랑 춰야하고,

자리도 신랑, 신부와 함께 앉아야 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저와 아이들은 겉돌것이 뻔하니..

아이들은 아빠옆에 앉고 싶어 울것이고

저ㅡ흰 보나마나  결혼식의 미운떡이 될수도 있는 겁니다.

그래서 남편만 보내주기로 했지요..

 

근데 마침내 4박5일의 여행을 마치고 남편이 귀가 했으니

질문이 쏟아질 수 밖에요,

 

"휴~~우"

첫 대답에서부터 한숨이 나오는 이 남편의 반응에서 찜찜했지요.

"허니와는 많이 다른 사람이야."

"자기가 결혼하냐? 나랑 왜 비교는하고 날리야?"

"아니지 내 주변의 다른 친구 부인들과도 틀린 느낌이야."

"그게 뭔데?"

 

쏟아놓은 얘기는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친구가 걱정이란다.

남편의 친구는

종교적이고, 가정적이며

굉장히 자상한 사람이다.

물론 순진할 정도로.

카드 하나를 보내도 얼마나 정성스럽게 직접 만들어서 보내는데

그리고 사치를 모르는 남자.

 

근데 신부가 결혼반지를

다이아몬드 2캐롯짜리 했다고 화가 났단다. 너무 작다고..

그리고 기타등등의 자질구레한 물질과 관련된사건들..

 

"아마 남편될 사람이 갓 의사가 된 

학자금 빛이 아주많은 사람인걸 깨닫지 못하나보지."

" 살다보면 아이도 낳고 다~~ 알게돼."

 

그래도 남편은 혼자 비행하는 내내 잠도 못자고

이생각 저생각 했었나보다.

쉽게 인정하려들지 않는다.

"그래도 그러면 안돼는데."

"결혼은 그런게 아닌데.."

 

"허니 우리가 자기 대학 다닐때 결혼해서

나는 직장다니고 자기는 학교 다니던 때와 비교하면 안돼.."

"사람들은 기대치가 있는건데

우리가 어렵게 시작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어려운 환경을 감내하고 살거라곤 생각하지마.."

"그리고 그때 우리는

당신 친구보다 훨씬 어리고, 학생인데

내가 당신에게 뭘 요구하겠어.

공부 잘하라는 것 빼고."

 

"아마 그 신부도 늦은 결혼을 하는거고

남편될 사람의 직업에 대한 많은 기대가 있을거야.

그리고 학자금 융자니 자재 구입에 들어간 돈이 모두 빛이라서

갚아야 할 빛이 십억대로 넘어간데도 잘 이해 못할거야 아직은.."

 

우린 어렵게 시작했고

남편이 인턴을 하는 동안 아이가 생겨

산달을 남기고 난 직장을 그만두었다  

아무리 어려워도 아이는 내 손으로 키우자고 했던거니까.

 

남편은 이박삼일로 밤을 새우고 집에 오면서도

당직이 없는 날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없어진 나의 월급의 일부를 채우기에 바빴던

우리의 결혼생활과 비교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변에는 학생부부들이 어렵게 많이 살고 있었으니

우린 그게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왠만한 것들은 나의 바느질 솜씨로 만들어지고

줄여지고 그리고 다림질되고..

아이 용품도 대를 물려쓴것으로 받아쓰고

 

처음으로 남편이 내게

당신은 더 나은 콸러티를 지닌 사람이라고 얘기했다.

아니 다른 친구 부인들도 정말

됀찮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난 씁쓸해지면서 속으로

이런걸 "조강지처"라고 하던가?

난 남편의 칭찬아닌 칭찬에 많은 생각이 오갔다.

 

그래 어쩔수없이 나도 이제는

화장실에서 의학잡지 읽는 마누라가 되어

반 돌팔이가 되었는데..

 

아마 그녀도 남편의 사랑으로 자신의 자리를 잡으리라..

서로에게 시간이 필요한것은

시간과 인내리라.

 

서로에게서 흰머리를 발견할때쯤이면

많은 것을 말할 필요도 없는

동반자가 될텐데

뭔 걱정을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