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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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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로 만든 비행기


BY 심호흡 2004-03-02


초등학교를 강원도 양구라는 아주 시골에서 다녔다


버스도 닿지않는 시골길이라 거의 한시간을 걸어 다닌 것 같았는데


추억이 너무도 많다 특히 3살위인 오빠와..


딸들이 많은 집에서 자란 오빠는 정말 엄마의 눈에 넣어도 안 아쁠 것 같았다


여윈 몸에 작은키 정말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오빠였다


부모님은 온갖 정성과 사랑을 오빠에게만 주었다


그래도 그게  당연하고 그렇게해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다


산길을 넘고 조그만 개천을 건너 학교가는길에


더러 오빠는 산길  빨간 황토길에서 한참을 생각하다가 나만 학교로 보냈다


하교를 해서 그곳에 도착하면 오빠는 황토로 만든 비행기며 탱크를 소나무 그늘에다 말리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 생각하기에도 작품이 그럴듯한지, 만든 작품이 가슴 뿌뜻한지


나에게 큰소리로 말한다 "어때, 오빠가 만든 것 정말 멋있지?"


하지만 집에 가까이 오면 오빠의 그 큰소리는 어느사이 작은 소리로 변해

 
"너 일르면 알지" 다짐을 받고는 그렇게도 천연덕스럽게 부모님께 "학교 잘 다녀왔습니다"


나 보다도 더 큰소리로 인사를 한다 그러면 엄마는 사랑스러운 눈길을 오빠에게서 떼지를 못하시고 미소로 답을 하신다


자랄 때 그런 것을 내가 다 알고 있건만 오빠는 자기 자식들에겐 한번도 결석하지 않고
지각도 않하고 학교를 다닌 모범생이다


하지만 오빠는 겨울에 눈이 많이 와서 산길에 몸이 푹푹 빠지는날 학교에 등교하려면


나를 위해  소폭으로 발을 딛어 주고 오빠가 먼저 지나간 길을 따라 밝고 오라고 한다


또 여름에 비가 많이 와서 조그만 개울물이 불어 건너기 힘들땐 그 자그마한 덩치로도


든든하게 오빠의 등에 업고 건너 주었다 그 개울물에 바지를 흠뻑 젖시며


정말 정이 많고 자상한 오빠였다


지금도 자주 만나 같이 술을 마시면 으레히 그 웃음의 탱크 이야기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