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예기치 않은 일을 당해서 당황하는일을 가끔은 겪게
된다. 오늘의 경우가 바로그런 경우이다.
오늘은 우리 큰딸 지연이가 고려대학에서 석사를 받는 날이다.
그동안 너무 무리를 한 탓인지, 단단히 병이 난 바람에 학위식에 가지
못했다. 기침감기로 기침을 심하게 하더니, 허리까지 삐긋해서 잘 움직
이지도 못하고 걸음도 잘못걷는다.
침 맞고, 물리 치료하고 과로 했다고, 한약도 지어왔다. -한의사가 도올
선생님 제자여서 진찰비도 안받고 침도 그냥 놓아주었다고 했다.
같이 제자라고 도움을 많이 준 모양이었다.-
늘 바쁘고 조금치도 여유가 없이 계획적으로 살기 때문에, 건강에 너무
무심했나보다. 나도 그앤 늘 건강하다고 믿고 있어서 엄마로서 많이
소홀 했던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젠 결혼 준비도 해야 하는데....
아무리 박사 과정으로 올라 갔다지만 힘들게 논문을 내고 학위를 받는데
집에서누워있는 아이가 많이 안쓰럽다.
어제 겨우 부축해서 움직여서 그앨 데리고 학교에 가서 가운을 찾아왔다
차는 왜 그리도 붐비는지.....-,서울의 교통난은 거의 살인적이다-
올때는 다른길로 왔지만 역시 마찬가지 였다.
우리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넣고 나니 3시간이 넘게 걸린듯 했다.
올해 새로 바뀐 가운은 앞섶에 학교를 상징하는 호랑이를 수놓은 빨간
색으로 아주 근사했다..
옷걸이에 걸어서 딸 방에 걸어놓고, 오며 가며 바라보니 흐믓하다.
저녁에 가족이 모두 모이면 집에서라도 사진을 찍기로 했다.
조카 재현이가 서울대에서 석사를 받을 때는 친척이 모두모였던 기억이
있다. 기쁜날 아낌없이 서로 축하해 주는일은,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
이다. 우리 아인,
5월이면 결혼을 하는 탓에 연달아 부담을 줄것 같아 어른들께는
아무 연락을 안했더니,.......우리 가족만 가서 축하를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시집가는날 등창이 난다'는 옛말이 있다더니 하니까 딸아이가 호호
웃는다. '엄마 그런말 진짜 있어? 엄마가 꾸며댄거지?" 한다.
조금은 섭섭해 하는 나에게 오히려 위로를 한다.
" 엄마 형식이 뭐 그리 중요해, 난 괜찮아"
2년간 애쓴 딸아이의 노고를 치하하고 앞으로 해야하는 박사도 잘 마칠
수 있도록 그애의 앞날을 축하해주고 싶었는데.....
우리딸아이는 칭찬받아 마땅한 아이다.
학부 때도 그랬지만 대학원은 제힘으로 다녔다.과사 조교 하면서
장학금받고, 교과서 연구팀에서 국어 교과서 만들고, 학원 강의 나가고
번역하고, 그러면서 알뜰하게 돈을 모아 제힘으로 시집을 간다는
기특한 딸이다.
너무 피곤했던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언제나 제일은 잘알아서 하는
아이라고 너무 믿어버린 탓이다.
그래도 난오늘 엄마로서,.
밝고 환하게 잘 웃는 딸아이에게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지연아! 축하해! 그리고 사랑한다.많이~ 많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