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스에 비가 많이도 내린다고 하더니 정말 여름 한 가운데 내리는 끈적한 비처럼 내린다.
집 지붕이 함석이라 비 내리는 소리가 더 운치가 있다
이렇게 내리는 비를 보면 어릴적 옥이가 생각난다 산 꼭대기 살던 옥이는 찌그러지고 넘어져서 구멍이 난 곳으로 물이 남자들 오줌 나오듯 어린애들 물총에서 물이 나오듯 그렇게 나오는 물지개를 한 손으로 잡고 한 손은 눈에 들어간 빗물을 닦으며 뒤뚱거리고입김이 풀풀 나는 옥이가 생각난다
항상 그 옥이는 맘속에 저기 바위 있는데서 쉬어야지 ,저기 전봇대 앞에서 쉬자,.아니야 내려놓으면 다시 힘 드니까 백발자국 가서 쉬자 그럼 두번만 쉬고 집에 가니까
이렇게 옥이는 혼자서도 힘듬에 계산을 하고 그 작은 발을 더 빨리 움직인다.
신발위로 솟은 맨 발등 위에는 흙물이 가득하다.
이렇게 하나~둘~셋 백번이다.
지개에 걸린 물 초롱을 내려놓고 지개는 그냥 어깨에 매단채 서서 양 팔을 내린채 길게 숨을 내쉰다.
작은 옥이한테서 그렇게 큰 숨이 쉬지고 내쉬는걸 난 지금에서야 본다
다시 내려논 초롱을 물지개 고리에 걸기위해 허리는 굽히고 양손은 그 고리을 잡아서초롱에 대고 삐죽 내민 궁뎅이를 잡아 땡기며 일어선다.
땅만 바라보고 발자국을 띤다.
집이 너무 멀어서 저 멀리에 눈을 맞추면 더 힘들다는걸 옥이는벌써 애 저녁에 알고 있다.
발밑에 밟히는 흘과 조약돌 그리고 아까 쉬기로 했던 바위며 전봇대가 천천히 발뒤로 지나가도 옆으로는 눈길을 안준다.
이상하게 옆으로 눈길을 주면 아깨가 더 아프고 천천히 가는것 같아서무슨 철칙처럼 옥이는 밑에 만보고 가끔 어디쯤인가 멀리 한번 보고 이내 눈을 내린다 .
집에 거의 다다를쯤이면 초롱의 물은 거의반으로 준다.
구멍이 나서 다 길바닥에 새 버려서 옥이가 지나온 길은 흙들이 물에 오무라져 기찻길처럼 양쪽으로 길게 집에까지 같이 와져있다.
그래도 옥이는 상관하지 않는다 .
이내 부뚜막위 항아리에 가벼워진 초롱의 물을 쏟는다.
가벼워서 들기가 수월하지만 들어서 쏟을때 항아리로 반 ,옥이 옷으로 쭉쭉벋은 물줄기가반디다.
부엌문을 열어놓고 반신불수인 엄마는 그저 바라보다 "이제 왔니?"대답 없는 옥이에 엄마는 혼자서 중얼거리며 묻는다
'아니 어디서 퍼오길래 물은 다~쏟고 옷은 물 범벅이냐 엉?덥다고 또랑에서 놀다 온게냐?아~얼른하고 시원하게 집에있지.....기집애가 옷은 다 젖어갖구......"
옥인 말이 없다 아니 숨이 차서 말을 못한다 옥이는 지나는듯 하는 엄마의 핀잔에도 반응이 없다.
항상 엄마는 옥이한테 그런식이다.
옥이는 면역이 된것이다.엄마의 싯드렁한잔소리에....
옥이는 다만 몇번이나 갓다와야하나 그것만 계산하며 항아리 뚜껑을닫고 발등위에 흙을 털어내고 신발을거꾸로 흔들어서 속을 들여다 보고 손으로 헤집는다.
아까 모래알이 들어가서 발이 아팠지만 맘 속으로 쉬자던 장소가 다 지났기때문에 집에까지 발바닥 아픈걸 참고온것이다.
이렇게 신발을 신고 지개를 진 옥이는아까보다 빠르고 가벼운 걸음으로 언덕위를 내려간다.멀리 아주 멀리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