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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18

방송 첫나들이..~


BY 산,나리 2004-02-18

 

고향의 친구 숙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건수로 방송을 탔냐구....묻는거다.

“어떻게 알았지?....”

“ 효숙이가 우리 카페방에다 올려 놨잖어...니 방송 탔다구..“

“모..??? 크~~~~~~~~으윽...#$%^& ”

친구에게 통화하자는 문자가 왔는데 통화중이면 안될 것 같아

상황을 설명하고  일 끝나고 전화하자고 했던게 동네방네 소문이

고향땅에까지 뻗쳤다.


괜시리 껄끄럽게....별 큰 부담없이 허락했던 방송은 그래도

긴장은 됐다. 사전에 작가님하고 동생하고 수다 떨 듯이 한참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대비 했건만...


막상 방송 당일이 되자 대기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빨리 예약된 시간이 지나가 버리길 바라고

있었다.

토요일이라 하필이면 옆지기까지 출근을 안하고 있어 더욱

정신이 없고 수선스러웠다.

하긴 내목소리가 직접 방송을 타기란 내평생에 처음

있는 일이니까 뭐 아무리 별일 아닌것처럼 더구나 옆지기 앞에서

할려고 해도 그렇게 자제가 안될법도 하지.


태연하게 관심없는 척하고 있는 옆지기도

“아~~여 ~ 주파수가 모야..? ”하고

일부러 무뚝한 얼굴 표정을 지으며 라디오를 체널을 이쪽 저쪽

움직였다. 그러던 중 전화가 걸려 와 난 안방, 옆지기는 아들방으로

약속이나 한 듯이 각자 문을 닫고 들어 갔다.


이러쿵 저러쿵 전화에 대고 한참 두분 진행자의 묻는말에 답하고

수다처럼 얘기를 끝내고 휴~~~~~ 숨을 내쉬며 방문을 열고 나가자

옆지기도 역시 맞은쪽 방문을 열며 나왔다.


좀 머쓱 했지만 “나...어땠어..? ”하고 물어 봤다.

“ 그래 무슨 여자가 하나도 안떨고 그렇게 너스레가 좋냐?...

...................잘했어~.......잘했~어..질문 하나에 뚱딴지 같은 소릴 했긴

했지만...그만하면 잘했다 아줌마가...“


다행이다...또 얼마나 비판을 받을까..내심 신경 쓰였는데..

왠일이지...?? 싶기도 했다.

자기네 최씨 가문을 좀 좋게 평했더니만 그 덕인가????...

생각과는 다른 의외의 평을 듣다 보니 약간의 의구심에 어리둥절 했다.

항상 내게 있어서는 사실 반 놀림 반으로 좋은 표현을 안하는 남자라

별일이다 싶었다.


전화 벨이 삐리릭~ 울리더니 아까 통화하자던 그 친구..

“ 나..니 방송 들었~다~ ”

“ 아니..어떻게..? 너 사무실이잖아..”

“ 응..컴에 들어 가서.. ”

‘..............................................’

하여간 속이 시원히 끝난 주된 일과 중의 하나가 지나가고

색다른 경험에 기분이 상큼, 찝찝한 그런 토요일을 보냈었다.